‘여성혐오 범죄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경찰을 원한다’(@untoucha****), ‘가해자에게 “선생님”, 피해자에게 “아줌마”소리 하지 않는 경찰을 원한다’(@olㅇ****), ‘가해자에게 감정이입 하지 않는 경찰을 원한다’(@_so_w****)
지난 20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나는 ○○한 경찰을 원한다’는 내용의 손글씨 인증사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열흘간 트위터에서 20만건 이상의 게시물이 등장한 해시태그 운동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의 후속이다.
이 해시태그 운동은 여성인권단체 한국여성의전화가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2일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 침입한 남성 가해자를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이 ‘가해자가 위해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극적 대응을 하자 이를 비판하기 위해 이 운동을 시작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9일 서울 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시설에 침입한 사람이 활동가들과 대치한 상황에서 경찰이 출동했으나 가해자를 격리 조치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여성청소년계 경찰관들은 침입자의 요구를 수용해 대면 설득할 것을 종용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경찰이 가정폭력과 가정폭력보호시설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으며 가정폭력 가해자의 대변인을 자처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부터 트위터에서 시작된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 해시태그 운동은 가정폭력과 성폭력 범죄 등을 신고한 피해자들이 경찰에게 무시당하거나 도리어 2차 피해를 입은 경험담들을 공유하면서 확산됐다. 올라온 글들은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왜 아빠에게 반항했냐, 나도 네 나이 때 맞고 자랐다”라고 말하거나, 살해협박을 받은 피해자에게 “여자들은 망상이 심하다”고 하는 등 피해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찰의 잘못된 생각을 문제 삼았다.
청와대 사이트에서도 경찰을 대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의식 교육을 강화해달라는 내용의 온라인 청원이 진행 중이다. 특히 여성청소년 전담 경찰들을 대상으로 가정폭력, 성폭력 인식과 여성∙아동청소년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대적 재교육 추진과 경찰시험에서 자질 파악 등 관련 기준을 강화해 달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또 가정폭력 쉼터 침입 사건에서 경찰들의 부적절한 대응을 상세히 조사하고 처벌해 달라는 요구 등도 포함됐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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