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간판 포수 강민호(32)가 고향과 같은 부산을 떠나 대구에 새 둥지를 틀었다.
삼성은 21일 자유계약선수(FA) 강민호와 4년 총 8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총 4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강민호는 4년 전인 2013년 첫 FA 자격을 얻어 4년 75억원에 잔류하는 등 2004년 입단해 올해까지 14년 동안 롯데 유니폼만 입었지만 전격적으로 이적을 감행했다. 삼성과 계약을 마친 강민호는 "10년 넘게 몸담았던 팀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저의 미래 가치를 인정해주고, 진심으로 다가온 삼성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며 "그 동안 응원해주신 롯데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삼성 팬들께도 박수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긴축 모드로 돌아섰다가 지갑을 연 삼성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80억원은 삼성의 외부 FA 최고액이다. 2005년 FA 시장에서 외야수 심정수(은퇴)를 4년 60억원에 영입했고, 지난해 12월 사이드암 우규민과 4년 65억원에 계약한 바 있다. 그러나 더 좋은 대우의 이면 계약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무성하다. 삼성이 강민호와 계약을 발표하기 직전 원소속팀 롯데가 “프랜차이즈 스타 강민호 선수의 상징성을 고려해 4년 총 80억원을 제시했으나, 시장의 평가를 원하는 선수의 의견을 존중해 협상을 최종적으로 종료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통합 4연패, 2015년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은 지난해와 올해 9위에 그쳤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우리 팀은 이번 겨울 내야 강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야수 쪽에 외부 영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마운드 안정까지 꾀할 베테랑 포수 강민호를 영입해 기쁘다"며 "강민호는 젊은 투수 성장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타선에도 무게감을 실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지난 겨울 투ㆍ타의 핵인 차우찬(LG)과 최형우(KIA)를 뺏겨 전력에 큰 타격을 입은 삼성의 ‘반격’이라 볼 수 있다. 반대로 이제는 강민호와 황재균(kt)을 잃은 롯데가 수세에 몰렸다. 한편 롯데는 이날 황재균의 보상선수로 kt의 우완 투수 조무근을 지명했다. 조무근은 2015년 1군에 데뷔해 43경기에서 71⅔이닝 동안 8승 5패 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하며 kt 필승조 역할을 했고, 2015시즌 종료 후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과 올해는 다소 부진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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