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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과학기술, 또 하나의 한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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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과학기술, 또 하나의 한류로”

입력
2017.11.21 15: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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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서 사업비 절반씩 부담

내년 하노이 인근에 연구원 착공

한국 성장 견인한 과학기술

논문이 아닌 직접 노하우 전수

베트남 산업 실질적 도움될 것

금동화(앞줄 오른쪽)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장이 베트남 과학기술부 측과 VKIST 연구원 모집, 임시 연구공간 확보 등을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VKIST 제공
금동화(앞줄 오른쪽)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장이 베트남 과학기술부 측과 VKIST 연구원 모집, 임시 연구공간 확보 등을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VKIST 제공

금동화(66)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원장은 “경제성장을 견인한 한국의 산업과학기술은 또 하나의 한류가 될 수 있다”며 “VKIST의 성공이 그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미래 산업기술 육성에 나서게 될 VKIST 건립은 지난 2012년 베트남 정부의 요청으로 시작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역대 사업 중 최대 규모로 3,500만달러(약 385억원)가 투입된다. VKIST의 건립을 통해 내달 22일 수교 25주년을 맞는 한국과 베트남 교류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셈이다.

21일 베트남 하노이 과학기술부에서 열린 VKIST 설립지원사업 착수보고회에서 사업 본격화 신호탄을 쏘아 올린 금 원장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성공사례는 수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라며 ”논문이 아닌 하드웨어로 그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 최초 컬러TV, 미니컴퓨터 개발과 국산화 등으로 산업 발전에 기여한 KIST를 벤치 마킹한 VKIST는 하노이에서 서쪽으로 약 30㎞ 떨어진 호아락 하이테크 파크에 들어선다. 연구동과 본관, 주거ㆍ부대시설로 구성되며, 내년 4월 착공해 2020년 말 완공 예정이다. 총 사업비 7,000만달러 (약 770억원)는 한국과 베트남이 반씩 부담한다.

베트남 산업기반의 도약을 지원하게 될 VKIST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 금 원장은 “베트남의 과학기술과 산업현장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이라고 요약했다. 베트남 과학자들은 ‘학자’라는 자부심에 기업 지원에 기대기를 주저한다는 것은 국내 과학계에도 잘 알려진 사실. 금 원장은 “베트남 측에서 틈만 나면 VKIST를 통해 베트남 과학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VKIST를 개발경제협력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선 박한 임금 때문에 고급 연구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 이에 금 원장은 “많은 연구원이 부업을 뛰고 있어서 제대로 된 연구를 수행하는 곳이 없다”며 “VKIST에서는 연구만 열심히 해도 생활하는 데 지장 없도록 해주겠다고 광고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 수준을 2배로 높이고 베트남 정부의 재정자율운용 기관에 VKIST 이름을 올렸다”는 그는 “운영비 절반 가량은 연구원들이 기업들의 연구개발 용역을 뛰어서 충당하고, 그를 통해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게 별도의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 사업비 7,000만달러는 건물을 짓고 연구 기자재 등 하드웨어를 설치하면 모두 소진되는 수준. 금 원장은 “VKIST 지속을 위해 운영비 자체 확보 시스템의 조기 정착이 필요하다”며 “산업기반 여건과 연구 방향을 연결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연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70%의 농촌 거주, 높은 휴대폰 보급률 등의 현실을 감안, 농수산 분야(BT)와 정보통신(IT) 분야를 우선 중점 연구할 방침이다.

금 원장은 “VKIST가 자리 잡는 데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며 이때까지 양측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VKIST 설립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베트남의 투자기획부가 앞장섰지만, VKIST의 궁극 역할이 베트남 산업과학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있는 만큼 양국 과학 주무 부처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VKIST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혜국에서 수원국으로 전환에 성공한 한국 발전 모델의 근간을 이식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반드시 성공시켜 국가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85년 KIST에 발을 들인 뒤 원장을 역임한 그는 한국공학한림원, 세계공학한림원연합(CAETS) 등에서 활동하다 지난 5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VKIST 초대 원장 임명장을 받았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js@hankookilno.com

[금동화 VKIST 원장] /2017-11-21(한국일보)
[금동화 VKIST 원장] /2017-11-21(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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