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기지에 공사 장비를 반입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주민, 시민단체 등이 충돌, 주민 20여명이 다쳤고 1명이 연행됐다.
이날 경찰과 주민 등에 따르면 국방부가 사드 기지 내 난방시설 구축과 정화조ㆍ노후 용수 파이프 교체 공사 등을 위해 공사 장비와 자재를 실은 덤프트럭과 중장비 50여대를 반입하자 주민 100여명이 유일한 통로인 소성리 일대에서 트럭과 승용차, 컨테이너 등으로 가로막고 나섰다.
경찰은 이날 안전사고에 대비해 소성리 진밭교 아래 에어매트를 깐 후 오전 9시15분부터 인간띠를 만든 주민들을 1명씩 떼내며 강제 해산에 들어가 3시간여 후인 오후 1시쯤 공사 장비를 실은 트럭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환경영향 평가도 하지 않은 사드 기지에 장비 반입을 중단하라”며 반발하다 상당수가 부상을 입었다. 소성리 이석주 이장은 “국방부가 오늘 장비반입을 한 것으로 사드 알박기를 자인했다”며 “불법 사드를 뿌리뽑을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주장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 강현욱 대변인은 “부지 조성도 제대로 되지 않은 사드 기지에 400명이나 배치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드 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자재 반입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동절기를 맞아 한미 장병 400여명이 숙소로 사용하는 골프텔과 클럽하우스의 식수 공급을 위해 우물 사이에 500m 길이의 급수관을 묻고, 정화조와 노후 용수 파이프를 교체하는 등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성주=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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