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충북 단양’ 지명 몰래 새기다 영주 주민 반발

소백산국립공원 북부사무소가 소백산 비로봉 정상에 세워진 대형 표지석 한쪽 면에 ‘충청북도 단양군’을 한문으로 몰래 새겨 영주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비로봉은 영주와 단양 2개 지역에 맞물려 있다.
21일 국립공원에 따르면 북부사무소는 20일 영주시 등 건립 당사자와 아무런 협의 없이 바위 측면에 한문으로 글자를 새겼다. 바위 정면에는 ‘소백산 비로봉’, 한쪽 측면에는 ‘경상북도 영주시’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높이 3m, 폭 1m 크기의 비로봉 표지석은 25년 전 영주시 풍기직물조합 회원들이 사비를 모아 헬기를 동원해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영주시 풍기읍 조강기 읍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일 제보를 받고 오후 5시 비로봉에 도착하니 이미 글자를 새긴 후였다. 바로잡아야 한다’는 글을 올렸고, 시민들의 항의성 댓글이 잇따랐다. 조 읍장과 황병직 경북도의원, 이영호 영주시의원 등은 21일 소백산국립공원북부사무소를 항의방문하고 원상복구와 사과를 요구했다.
이수형 북부사무소장은 “비로봉과 연화봉에 영주와 단양을 알리는 표지석이 2개씩 세워져 있어 한 개로 정리하려 했는데 영주시와 미처 협의를 거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새긴 글자는 일단 삭제하고 영주시에 공식사과키로 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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