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예약 서비스-디지털 창구 확대
영업시간 유연화해 직장인 공략
인위적 구조조정 않고 채용 확대
허인(56) 신임 KB국민은행장이 취임 첫날인 21일 “붕어빵 같은 천편일률적인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각 영업점마다 강점을 앞세운 특화 점포로 키워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허 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3년 만에 부활한 국민은행장 업무를 시작했다. 임기는 오늘부터 2년 간이다.
‘영업통’으로 통하는 허 행장은 철저히 고객 중심 전략을 펼칠 뜻을 밝혔다. 그는 “유연근무제, 영업점 방문 예약서비스, 디지털 창구 등을 확대 운영하겠다”며 “지점 전략도 이용고객에 맞게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현재 국민은행은 15개 지점에서 유연근무제(일명 ‘KB-와이즈 근무’)를 하고 있는데, 내달 1일부터는 이를 38개까지 확대키로 했다. 통상 업무시간(오전9시~오후4시)에서 벗어나 영업점 운영시간을 ‘오후12~7시’ 등으로 달리해 직장인 등을 공략하겠다는 뜻이다. 지점 역시 지역 수요에 맞춰 기업금융, 외국환, 자산관리 등으로 역할과 업무를 나누고 인력 규모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허 행장은 이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오히려 디지털 분야 등 더욱 매진해야 하는 부분에선 인력이 부족하므로 채용을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생산 비용을 줄이기보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선임안 등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노조와도 “더 자주 만나고 자주 소통하겠다”며 협력할 뜻을 내비쳤다. 허 행장은 은행 인사 일정에 대해서는 “지금 하면 조직에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지주와 함께 예년처럼 12월 말에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허 행장은 3년 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갈등으로 촉발된 ‘KB사태’가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윤 회장과 긴밀하고 상시적으로 소통을 하고, 서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허 행장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대구고와 서울대 법대 학사 및 석사를 졸업했다. 통합 국민은행에서 비주류(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은행장에 오른 인물이다. 국민은행 대기업부 부장, 여신심사본부 집행본부장, 경영기획그룹대표 등을 두루 경험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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