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해 “유치원생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가졌다”며 조롱을 퍼부었다고 미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역 육군 중장인 그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움직임을 제어하려 애쓰는 ‘상식파’로 통하는 인물이다.
버즈피드 보도에 따르면 맥매스터는 지난 7월 미국 정보기술(IT) 분야 대기업인 오라클의 최고경영자(CEO) 사프라 카츠와 만찬을 하던 중, 이같이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바보(idiot)’나 ‘얼간이(dope)’ 등이라고 깎아 내렸다. 이 매체는 당시 대화를 알고 있는 5명의 소식통한테서 이를 확인했다면서 “4명은 ‘카츠 CEO한테서 직접 들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맥매스터는 특히 ‘트럼프에겐 국가안보회의(NSC)가 다루는 사안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능이 결여돼 있다’는 취지의 경멸 섞인 비판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과 오라클 측은 보도 내용을 즉각 부인했다. 마이클 안톤 백악관 NSC 대변인은 “맥매스터의 실제 견해와는 정반대인 ‘허위’이며, 만찬 참석자들도 그런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저녁식사 자리에 동석한 오라클 고위 관계자도 “중국 관련 대화만 나눴을 뿐”이라며 백악관과 동일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 답답함을 느낀 참모들의 ‘뒷담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맥매스터 발언 보도의 신빙성은 꽤 높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지난 7월 회의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moron)’라고 부른 사실이 이로부터 석 달 뒤 언론 보도로 공개된 바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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