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마시면 폭력 등 과거행위 반복 ‘강박음주’
정신과 전문의들 “법원 치료명령 내려 치료해야”
술만 마시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아들 김동선 씨는 알코올사용장애가 의심돼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씨는 지난 1월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만취해 종업원들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손상하는 등 난동을 부려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지만, 올 9월 서울 종로의 한 술집에서 열린 대형 로펌 소속 신입 변호사 모임에 참석해 변호사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사실이 최근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계성 인천참사랑병원 중독치료재활센터장은 “김씨는 술을 마시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술을 마시는 ‘강박음주’상태”라며 “이런 사람들은 술을 마실 때 과거처럼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술을 마시지만 조절능력을 잃어 과거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 정도 수준이면 알코올 남용에서 알코올 의존상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더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 전에 치료명령제도를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실시되고 있는 치료명령제 대상자는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자로 알코올을 식음하는 습벽이 있거나 중독자이다. 법원은 이들에게 보호관찰과 함께 일정기간 치료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김씨의 경우 집행유예 2년 기간 동안 치료명령제를 통해 병원에서 알코올사용장애와 관련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서정석 건국대충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알코올사용장애는 재발과 회복이 반복하면서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질환”이라며 “알코올사용장애 문제의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환기시키는 차원에서라도 법원에서 김씨에게 치료명령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