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 최민주(왼쪽부터), 신한은행 이은지, KDB생명 김지은, KB스타즈 임주리, 삼성생명 황미우, 우리은행 김진희/사진=W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6개 구단의 지명권 순서를 결정하는 6가지 색깔 구슬이 추첨기계 안에서 돌아갔다.
여자 프로농구 2017-2018시즌 신입선수 선발회가 21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추첨은 추첨 기계에서 구슬이 나온 순서대로 구단 감독이 뽑는 방식이다. 구슬 개수는 전년도 정규리그 성적의 역순으로, 6위 구단부터 1위 구단까지 각각 6~1개씩이다.
총 24명(고교 졸업 예정 9명, 대학 11명, 실업 2명, 일반인 고교 졸업 1명, 해외 활동 선수 1명)의 선수가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 가운데, 추첨 기계에서 가장 먼저 나온 건 부천 KEB하나은행을 뜻하는 흰색 구슬이었다.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갖게 된 이환우(45) 하나은행 감독은 지체 없이 단상에 올라 숙명여고 포워드 최민주(19ㆍ176cm)를 호명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최민주는 이 감독에게 하나은행 유니폼을 받아 그 자리에서 바로 입어 보였다. 꽃다발을 받은 뒤 수줍은 미소를 띤 최민주는 “뽑아주신 하나은행에 너무 감사드린다. 프로에 가서 궂은일부터 하면서 악착같이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위스인 아버지의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최민주는 지난 5월 한국중고등학교농구연맹 춘계대회에서 14년 만의 숙명여고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숭의여고와 결승전에서 신속한 움직임과 빼어난 골 결정력으로 59-56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17경기에서 평균 10.4득점 10.5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는 자신의 장점으로 “속공 참여와 탄력이 좋은 마무리”를 꼽았다. 출발은 여느 선수들보다 1년 늦었다. 최민주는 “중학교 2학년에 늦게 농구를 시작했다. 학교 체육대회 농구에 나갔다가 선생님의 권유를 받고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KBL 최초 재일교포 선수도 나왔다. 전체 5순위로 용인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은 황미우(26ㆍ165cm)는 일본에서 태어나 교토 간사이 지역 농구팀에서 뛰다가 스포츠매니지먼트 정용기 씨의 눈에 띄었다. 그는 “제가 한 눈에 꽂혔다”며 황미우를 한국 농구계에 데려온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재일교포 농구 선수 1,000명이 있다. 황미우는 내가 본 중 가장 잘하는 슈터였다”고 했다. 이어 “한국 여자 농구는 최근 몇 년간 저변이 얕고 경쟁력도 떨어진다. 어떻게 한국 농구를 강화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일본 농구 시스템 안에서 잘 자란 선수를 떠올렸다”고 했다. 재일교포로서 처음 한국 농구에 발을 들이게 된 황미우는 각오도 남달랐다. 그는 “농구를 좋아해서 피트니스센터 사무직으로 일하면서도 일주일에 한 번은 농구를 했다. 그러다 작년 12월에 WKBL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기로 마음 먹고 3월부터는 일도 그만 두고 10개월간 몸을 만들었다”고 했다.
기사회생으로 4라운드에서 전체 마지막 호명을 받은 행운의 주인공은 숭의여고 박주희(18ㆍ168cm)였다. 3라운드부터 잇달아 지명을 포기하는 구단이 나오면서 가슴 졸였다. 긴장했던 시간이 끝나자 박주희는 참았던 눈물이 터뜨렸다. 고교 선수 중 마지막으로 남았던 그는 극적으로 안덕수(43) 청주 KB스타즈 감독에게 이름이 불렸다.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박주희는 “요즘 계속 악몽을 꾸다가 어제 밤은 꿈을 안 꿨는데 기쁜 일이 생겼다”며 “계속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 박주희가 뛴 숭의여고는 지난 5월 연맹 춘계 대회에서 이날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최민주를 앞세운 숙명여고를 상대한 적이 있다. 박주희는 “최민주는 공격 리바운드가 좋더라”며 “프로에서 만나면 열심히 해보겠다. 뽑혔으니 이 악물고 열심히 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지어 보였다.
이날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은 선수는 하나은행 최민주ㆍ장유영, 신한은행 이은지ㆍ편예빈, 구리 KDB생명 김지은, KB스타즈 임주리ㆍ진세민ㆍ박주희, 삼성생명 황미우ㆍ김나연ㆍ최정민, 아산 우리은행 김진희ㆍ이하영ㆍ정금진 등 총 14명이다. 이날부터 1군에 등록할 수 있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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