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헌재소장 후보자

이진성(61ㆍ사법연수원 10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판ㆍ검사를 수사 대상에 포함시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관해 우려 섞인 입장을 밝혔다.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헌재 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수사정보 수집이라는 명분으로 사찰이 이뤄지면 사법부 독립에 중대한 침해가 야기될 수 있다”라며 “2012년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같은 이유로 공수처 설치에 관해 국민의 의사와 외국의 입법례 등 관련 제도에 대한 면밀하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 및 수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어떻게 제도를 형성하고 보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런 우려까지도 충분히 고려해 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위공직자 관련 범죄에 수사ㆍ기소ㆍ공소유지권을 가지는 공수처는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헌법기관과 행정부 소속 3급 공무원, 판ㆍ검사를 수사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이들 대상 범죄에는 검찰보다도 우선적인 수사권을 쥐게 된다. 막강한 권한으로 고위공직자 수사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법관 사찰이 광범위하게 일어날 가능성에 이 후보자가 우려를 표한 것이다. 공수처는 견제 장치가 없다는 점 때문에 위헌 주장도 나오고 있는 만큼 향후 공수처 설치ㆍ운용 문제가 헌법재판에 부쳐질 가능성도 있다. 22일 열릴 헌재 소장 인사청문회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 후보자는 최근 이슈화한 낙태죄 폐지와 사형제 폐지에 대해 진보적인 관점을 밝혔다. 낙태죄 폐지에 대해선 “원하지 않은 임신 내지 출산은 해외 입양 문제, 영아유기 및 치사 문제 등 모(母)와 태아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에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부분적 낙태 허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형제 폐지에는 “오판에 의해 집행될 경우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 인간의 존엄성 등에 비춰 폐지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에는 반대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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