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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가로수길서 마무리 공사
2층 높이의 단층 통유리 구조
당초 이달 30일 완공 목표
시공업체 여럿 바꾸며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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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8년 만에 뒤늦게 개점
서비스 등 한국 공략 강화
당초 이달 말 예정이었던 국내 첫 ‘애플스토어’의 완공 시점이 두 달가량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크리스마스 개점을 기대했던 국내 소비자들은 내년 2월 이후에야 애플스토어를 만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2001년 5월 미국 버지니아주에 처음 생긴 애플스토어는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판매점이다. 애플 제품을 체험,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용법 교육이나 수리 등도 받을 수 있다. 7월 기준으로 22개국에 498개의 매장이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중국 매장이 약 40개로 가장 많다.
뉴욕 5번가 애플스토어처럼… 전면 통유리
이른 추위가 기승을 부린 20일 패션 거리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유명 의류 브랜드 매장들이 줄지어 선 거리 한가운데에 지난해 8월 착공한 한국 첫 애플스토어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약 505㎡(152평)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2층 규모로 주변 건물들보다 몸집이 작은 이 건물은 분홍색과 회색의 외벽이 겹겹이 둘러싸 내부를 전혀 들여다볼 수 없었다.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작은 문으로 시공사 관계자들만이 바삐 들락거릴 뿐이었다.
애초 예정대로라면 가로수길 애플스토어는 이날 완공을 열흘 남겨뒀어야 했다. 그러나 현장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는 어림도 없다”고 손사래를 치며 “원래 11월 30일 완공이 목표였지만 1월 말로 미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플이 여러 차례 내부 구조를 변경해 공사가 길어진 것”이라며 “애플 쪽에서 모든 절차를 일일이 확인하며 흠집 하나, 0.1㎜ 오차도 없도록 까다롭게 요구하는 탓에 시공업체가 여러 번 바뀌었다”고 연기 이유를 전했다.
현장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애플스토어는 내ㆍ외부 인테리어가 진행 중이다. 2층 높이지만 실제로는 천장이 높은 한 개 층으로만 돼 있고, 외벽은 애플스토어의 상징으로 꼽히는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 지점처럼 통유리로 돼 있어 밖에서도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다. 지하는 전시 공간 혹은 사무실 등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 출시 8년 만에 첫 애플스토어
애플코리아는 지난해 2월 해당 용지를 2036년까지 장기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애플 측은 애플스토어 설립 여부에 대해 함구했지만, 올해 1월 한국 애플스토어에서 일할 직원들의 채용을 시작하며 애플스토어 상륙을 공식화했다. 내년 2, 3월 중 애플스토어가 문을 열면 2009년 11월 KT가 국내 최초로 애플 아이폰3GS를 출시한 지 8년여 만에 한국 1호점이 문을 열게 된다.
나라별 애플스토어 수는 애플이 해당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플 입장에서 한국은 작은 시장이지만 애플에 대한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 데다 중국, 일본 등에서 애플의 성장세가 정체된 상황이라 늦게나마 한국 공략을 강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국내 소비자들은 주변 국가들 보다 신제품 늑장출시, 불친절한 사후서비스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지만 애플스토어 설립을 계기로 이런 불편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애플 측은 이동통신 3사에 대리점 권한을 신청한 상태라,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 등 제품 구매뿐 아니라 개통도 바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도 불붙을 전망이다. 현재 가로수길에는 이들 업체의 매장이 없으나, 주요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대형 한시 매장(팝업스토어)이 들어선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8월 애플스토어 용지와 도보로 불과 5분 떨어진 곳에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소비자들이 애플 제품을 충분히 사용해 봤고 장단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애플스토어가 생긴다 해서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일부 애플 마니아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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