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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대에 못 미친 中 시진핑 대북 특사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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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대에 못 미친 中 시진핑 대북 특사 외교

입력
2017.11.20 19:3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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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20일 오후 3박 4일 일정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관영 신화통신은 “쑹 특사가 조선 노동당 중앙지도자와 회담했다”며 "북중 양당 및 양국 관계, 한반도 문제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쑹 특사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났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신화통신 보도 직후 쑹 특사 일행이 귀국했다고 전했으나 김 위원장 면담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쑹 특사와 김 위원장의 회동이 성사되지 않았는지, 만나고도 공식 확인을 하지 않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정 막판까지 중국 특사가 김 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로 이렇게 진통을 겪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양측이 김 위원장 면담을 놓고 이렇게 불분명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좋지 않은 조짐이다. 쑹 특사 방북이 19차 당대회 결과를 설명하고 당 차원의 교류를 위한 관례적인 행사라고 해도 북중관계의 이상기류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어서다. 특히 쑹 특사가 북핵 해법과 관련한 시 주석의 친서나 구두 메시지를 가지고 갔을 가능성이 큰 데 이에 대한 북한 반응이 없다는 것은 향후 북핵 정국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당초 쑹 특사의 방북은 시 주석의 집권 2기 구축과 일련의 굵직한 정상회담 직후에 이뤄져 북핵 정국의 향방을 가르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당 대회를 통해 지지기반을 다진 시 주석은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집권 2기 화두로 내세웠다. 우리와는 사드 문제를 봉합했고, 북핵 문제도 평화적 방식으로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큰 틀에 합의하면서도 미국의 일방적인 대북제재는 거부한 이유다. 최근 미국에서 흘러나오는 대화 제스처도 이런 중국의 입장과 무관하지 않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대화 문턱을 대폭 낮춘 북미 접촉 가능성을 거론했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북한과의 여러 대화채널을 강조했다. 아시아 순방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특사 파견을 “큰 움직임”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정은과의 면담이 끝내 무산됐다면 중국의 북핵 중재 외교를 북한이 거부한 것이자 미국이 기대하는 ‘중국역할론’이 제한적임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압박이 다시 전방위로 재개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김정은 정권은 더 이상의 버티기는 고립과 고통만 가중된다는 것을 직시하고 하루빨리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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