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문단지 돌고래쇼장 퍼시픽랜드와 이를 운영하는 서울 역삼동 호반건설 본사 앞에서 돌고래쇼장 건립을 중단하고, 해양보호소인 바다쉼터 건립을 촉구하는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핫핑크돌핀스, 케어, 카라, 어웨어 등 동물단체들이 모여 만든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이하 돌바추)는 20일 서울과 제주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돌바추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는 퍼시픽랜드에서는 사육 중이던 돌고래 다섯 마리가 어떠한 보호조치도 받지 못하고 공사 소음과 진동, 분진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공연수조에 방치되어있다.
이들은 “공사 기간 동안 돌고래들을 다른 시설로 이송하거나 중문 바닷가 한편에 임시 가두리를 설치하는 등 공사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다”며 “소리에 민감한 돌고래들은 공사로 인한 소음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는 명백한 동물학대이자 국제보호종 돌고래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다”고 강조했다.
현재 퍼시픽랜드 공사 현장에 방치된 다섯 마리 돌고래는 서울시가 위탁 사육을 맡긴 큰돌고래 태지와 2005년 제주 비양도 부근에서 불법 포획되어 지금까지 돌고래 쇼에 동원되고 있는 보호대상해양생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등이 포함되어 있다.
돌바추는 “동물원수족관법의 실시로 퍼시픽랜드에 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할 제주도청과 태지를 위탁한 서울시가 대규모 공사 소식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역시 이런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돌바추는 “호반건설은 리모델링 공사 대신 가상 전시 시설로 전환하고, 서울시는 퍼시픽랜드 공사 현장에 방치된 국제보호종 돌고래 태지를 위한 돌고래 바다쉼터 건립에 앞장서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비상시 돌고래들을 돌볼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 문제도 지적됐다. 전채은 동물을위한행동 대표는 “수족관은 태지처럼 돌고래가 혼자 남게 되는 경우, 다른 수족관이 리뉴얼을 위한 임시보호를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족관이 향후 리뉴얼을 위해 보호를 요청할 경우 등 다양한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모든 수족관이 개별적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런 협조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 대표는 “돌고래는 국가가 특별하게 관리해야 하는 종으로 규정하고 돌고래 보유에 관한 복지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 기준은 기관별 운영 시스템을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일 서울시의 위탁기간이 끝나는 태지는 기간을 연장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서울대공원 측은 “퍼시픽랜드 측과 연장을 하기로 합의했으며 세부사항에 대해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고은경 동그람이 팀장 scoopk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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