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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ㆍMRI 판독할 영상의학 전문의 전국 응급실에 10여명 불과

입력
2017.11.20 17: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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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센터만 100명 필요…판독전문의 10여명에 그쳐

한 병원의 응급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 병원의 응급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3,700명에 달하지만 영상만 판독하는 응급실 의사는 전국적으로 10여명에 불과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3교대로 24시간 상주해야 하는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29개 권역ㆍ41개소)에만 최소 100명 넘게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과의사와 함께 응급실에서 꼭 필요한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응급실에 제대로 투자하기 않는데다 낮은 응급실 영상 판독 수가,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응급실 영상 판독 전문의 확보조차 어려워서다.

대한영상의학회(회장 김승협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와 한국과학기자협회는 최근 ‘응급영상의학 왜 중요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공동심포지엄’에서 “응급실 영상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응급환자의 영상 판독이 늦어지고 있다”며 “선진국 수준에 걸맞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송경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야간이나 휴일에 응급실을 찾는 환자의 영상 판독을 해줄 영상의학과 전문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다른 전공의가 담당하는 사례가 많고 일부 의료기관은 판독 자체를 못하는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충욱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환자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규 근무시간 외에도 효율적인 영상의학 판독이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박찬용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교수도 “영상 판독이 신속히 이뤄져야 응급환자가 어느 진료과로 갈지 결정된다”며 “이 과정이 빨라져야 환자에게 설명도 해줄 수 있고, 응급실 체류시간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응급영상의학 왜 중요한가?' 주제로 열린 대한영상의학회 공동심포지엄 모습.
'응급영상의학 왜 중요한가?' 주제로 열린 대한영상의학회 공동심포지엄 모습.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서 응급실 의료진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 대학종합병원ㆍ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27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CT를 찍고 판독까지 평균 3시간7분이 걸려 55%가 불만이라고 답했다. 응급실 의사가 기대하는 영상 판독 기대시간은 1시간 이내가 59%, 3시간 이내가 37%였다.

어홍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응급실 내 CTㆍMRI 응급검사의 판독을 빨리 해주면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응급 판독이 이뤄지면 수가 가산을 받을 수 있고, 대만은 영상 검사 후 1시간 내 판독하면 수가가 20% 가산된다. 캐나다는 저녁과 밤 근무 전문의를 추가 배치해 응급 영상의학 공백이 없도록 하고 있다.

대한영상의학회 조사결과, 응급환자 65%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CT나 MRI를 3시간 내 판독하면 특진비로 검사비의 10~50%까지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응급환자도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더라도 빠른 CT나 MRI 검사와 판독을 원하고 있는 셈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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