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테니스 빅4 외 챔피언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6ㆍ불가리아)가 생애 처음으로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파이널스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는 올해 마지막 ATP 투어 대회로 세계 랭킹 상위 8명만 출전해 조별리그를 거친 뒤 4강 토너먼트로 챔피언을 가리는 왕중왕전이다. 이 대회에서 라파엘 나달(1위ㆍ스페인), 로저 페더러(2위ㆍ스위스), 노박 조코비치(12위ㆍ세르비아), 앤디 머레이(16위ㆍ영국) 등 남자 테니스의 빅4 이외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9년 니콜라이 다비덴코(러시아) 이후 올해 디미트로프가 8년 만이다.
디미트로프는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ATP파이널스 결승에서 다비드 고핀(27ㆍ벨기에)을 만나 2시간30분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1(7-5 4-6 6-3)로 꺾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디미트로프는 자신의 생애 8번째 우승과 함께 생애 최초로 ATP파이널스 정상에 오르게 됐다. 그는 이번 대회 전승 우승에 따른 상금 245만9,000달러(약 27억원)와 ATP 랭킹 포인트 1,500점을 획득했다. 직전 대회까지 세계랭킹 6위였던 그는 이번 대회 우승에 힘입어 랭킹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디미트로프는 준결승에서 페더러를 꺾고 올라온 고핀을 만나 이날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다. 1세트 초반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디미트로프 역시 고핀의 서브 게임을 2개 브레이크 하며 응수했고 게임스코어 6-5에서 세번째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세트를 가져갔다.
고핀은 물러서지 않고 2세트 게임스코어 3-3에서 디미트로프의 게임을 브레이크 한 뒤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세트를 따냈다. 승부는 마지막 3세트에서 결정됐다. 게임스코어 2-2에서 디미트로프는 연속으로 3게임을 따내며 우승을 확정 지은 듯 했다. 여덟번째 게임에서도 40-0 리드를 잡고 챔피언십 포인트를 잡았지만 고핀이 연속으로 다섯포인트를 따내 게임을 가져가 큰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디미트로프는 이어진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착실히 잡아 생애 첫 파이널스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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