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에 전념하던 배우들이 줄줄이 예능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홍보를 목적으로 단발 출연하던 관행을 깨고 휴식기에도 예능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18년 1월 첫 방송되는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은 기존 멤버인 배우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에 이어 새 멤버로 배우 박서준을 발탁했다. 박서준은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 영화 ‘청년경찰’ 등을 통해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예능프로그램 고정 출연은 처음이다.
배우 김희선은 2년 만의 복귀작으로 예능프로그램을 택했다. 올리브TV ‘섬총사’에서 소탈한 모습으로 호감을 샀고, 이어 출연한 JTBC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로 안방극장 복귀에도 성공했다.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인색’했던 박신양도 SBS ‘내 방 안내서’의 고정 출연자로 눈길을 끌고 있다.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관찰예능(제작진 개입을 최소화한 다큐멘터리 형식 예능)으로 트렌드가 변하면서 화려한 입담, 임기응변 능력보다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자연적인 매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관찰예능에서 배우들의 실제 성격이 매끄럽게 드러난다”며 “시청자가 보통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는 연예인의 모습에서 진정성과 참신한 재미를 느끼는 듯하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억지로 웃길 필요가 없으니 배우들의 부담도 덜해졌다. 예능계의 출연자 섭외 기준도 바뀌고 있다. 버라이어티에서 요구되는 예능감각보다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통해 신선한 매력을 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 각광받고 있다.
과거엔 예능 이미지가 고착되면 연기할 때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주장이 배우들 사이에 정설처럼 돌았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배우 A씨는 “예능 출연이 잦은 동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최근엔 인물 자체의 호감도만 상승할 뿐, 예능 이미지가 캐릭터 고착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더라”고 말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예능감각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만큼 예능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후 질 좋은 작품으로 본업에 매진하는 사례도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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