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없이 방치… 업무상 과실치사 수사
제주에서 산업체 현장실습 중에 사고를 당한 제주 모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11월 11일자 5면)이 열흘만에 결국 숨을 거뒀다.
지난 9일 오후 2시쯤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단지 내 A업체 공장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도내 모 특성화고 3학년인 B(19)군은 제품 적재기에 목이 끼는 사고를 당했다. 목뼈 골절 등 중상을 입은 B군은 제주시내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9일 숨졌다. 당시 사고 현장 주변에는 B군과 함께 현장실습 중이던 동료 학생 1명만 있었을 뿐 해당 업체 직원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는 등 실습장 안전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B군이 사망함에 따라 해당 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도 20일 사고가 발생한 A업체에 대해 공장 가동 전면 중단과 함께 안전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을 명령했다. 제주근로센터는 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A업체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논평을 내고 “결코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업장내 취약한 지위에서 위험업무에 내몰리는 파견형 현장실습제도는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이라는 미명아래 진행되고 있는 파견형 현장실습제도는 그동안 문제가 많았다”며 “사업장 내 기피 업무에 배치돼 산업재해에 노출되는 일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지역내 인권단체와 청소년 단체, 학무모 단체, 교사단체 등과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발생과정에 대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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