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뉴타운 ‘힐스테이트’ 견본주택
개관 3일 만에 2만6000명 방문
청약자들 “당첨 땐 최소 1억 차익”
“오를 곳만 오른다”는 인식 팽배
강남, 용산, 마포 등 재개발 단지
신축수요로 가격 상승 가능성 커
“2020년 입주할 즈음이면 아파트 거래가격이 분앙가보다 1억~2억원 오를 텐데, 당연히 청약을 넣어야죠.”
19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마련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견본주택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46)씨는 “강남권 ‘로또 청약’까진 아니어도 집값 상승 가능성이 큰 만큼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곳엔 개관(17일) 이후 사흘 간 이미 2만6,000여명이 다녀갔다. 신길뉴타운 9구역을 재개발한 이 단지는 1,476가구 중 701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5㎡ 이하 가구로 전체 분양물량의 98%가 구성됐다.
집값 상승 기대는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의 공통분모였다. 신혼부부특별공급으로 청약을 넣을 생각인 박모(34)씨는 “뉴타운 사업이 속속 진행되면서 주변 환경이 정비되고, 교통호재도 많아 아파트 가격은 뛸 일만 남은 것 같다”고 자신했다. 이미 지하철 7호선 신풍역 초역세권인 신길 뉴타운은 신림선 경전철(2022년 예정)과 신안산선(2023년 예정) 개통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울의 주요 업무지구(여의도ㆍ구로디지털단지)나 한강과 가깝다는 점 역시 인기 요인”이라며 “1순위에서 완판(완전판매)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가 과열된 분양시장을 식히기 위해 잇따라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인기지역의 청약 열기는 들끓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적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정부는 8ㆍ2대책에서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입주 때까지 분양권을 팔 수 없도록 해 투기수요 유입을 차단해 치솟는 아파트 값을 잡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날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견본주택을 방문한 사람들은 오히려 분양권 전매제한을 집값 상승 요인으로 보고 있었다. 예비 청약자 한모(48)씨는 “분양권 전매금지로 서울 신축 아파트가 귀해져 오히려 몸값이 뛰고 있다”며 “주변 시세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 만큼 당첨만 되면 최소 1억원 이상 차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길뉴타운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에스티움(올해 4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지난 13일 8억원에 팔렸다. 당초 분양가(5억6,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전용 84㎡의 분양가도 7억원 안팎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정부 규제로 집값이 조정을 받겠지만 강남 4구ㆍ용산ㆍ마포ㆍ영등포구 등 재개발ㆍ재건축 단지는 회복세가 빠르고, 오히려 신축 수요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기 시작한 6월 이후에도 서울 영등포구 신길센트럴자이(평균 56.9대 1) 서울 마포구 공덕SK뷰(34.6대 1)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21.4대 1) 등에선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게다가 정부의 규제 강화로 “오를 곳만 오른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연초 이후 서울 아파트 값(지난 17일 기준ㆍ부동산114 조사)은 9.23% 뛰며, 지난해 상승률(7.57%)을 넘어섰다. 세종(11.17%)에 이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반면 충남ㆍ충북ㆍ경북ㆍ경남의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1% 남짓 하락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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