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NC 장현식, KIA 임기영, 삼성 장필준/사진=OSEN, 삼성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국가대표 마운드에 새로운 별이 떴다.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54) 야구 대표팀 감독도 샛별들의 출연과 활약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한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젊은 투수들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을 통해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냈다.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들어 첫 국제대회에 나와서도 씩씩한 투구를 펼친 장현식(22·NC)과 임기영(24·KIA), 장필준(29·삼성) 등 예비역 투수 3명은 선동열 감독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장현식은 지난 16일 일본과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이번 대회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첫 경기인 데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나선 만큼 부담감이 크게 느껴질 법 했지만 장현식은 주눅들지 않았다. 5이닝을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냈다. 선 감독은 "굉장히 집중해서 좋은 공을 던졌다. 장현식의 빠른 공은 정직하게 들어가도 쉽게 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앞으로의 활약에는 더 큰 기대를 하고 있다. 2013년 1라운드 9순위로 NC에 지명돼 프로에 입단한 그는 올해 팀의 주축 투수로 자리를 잡으면서 9승 9패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선 감독은 "이번 대회의 경험을 통해 앞으로 10승 그 이상을 하는 투수로 성장할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7일 대만전 선발로 나와 7이닝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임기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빅게임 피처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말 상무에서 제대한 뒤 올해 8승 6패 평균자책점 3.65을 기록한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선발로 나와 5⅔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사이드암인 임기영에 맞서기 위해 대만은 선발 라인업에 7명의 좌타자를 배치했지만 임기영의 호투는 막을 수 없었다. 수장도, 적장도 감탄사를 연발했다. 선 감독은 "너무 잘 던졌다. 잘 던질 거라 기대했지만 7이닝 동안 109개나 던졌다"며 "이닝이 지나면서 오히려 체인지업이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상대 홍이중 대만 대표팀 감독도 "임기영의 제구력과 변화구가 아주 훌륭했다"고 인정했다.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대표팀 맏형 장필준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장필준은 16일 일본전에서 8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 쾌투로 상대 타선을 묶었고 17일 대만전에서는 1-0으로 앞선 8회 2사 2·3루에 올라 1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이번 대표팀 최고참으로 경기장 밖에서 보여주는 모습도 모범이 된다. 선 감독은 "장필준이 몸을 무척 잘 만들어 왔다. 앞으로 다른 선수들도 비시즌에 대표팀에 합류하게 될 경우에는 장필준처럼 스스로 준비를 해 와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대표팀 마운드를 빛내는 새 얼굴들의 활약에 선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폈다. 지난 7월 처음 국가대표 전입 감독으로 선임됐을 때만 해도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당시 선 감독은 "큰 경기에 나올 만한 투수가 없다"며 걱정했다. 하지만 대회의 막이 오른 후 선 감독은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까 내가 그들의 능력에 비해 너무 걱정을 했던 게 아닌가 싶어 미안할 정도"라며 머쓱한 듯 웃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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