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곳 측정, 절반이 기준치 초과
차량 등록대수 50만대 코앞
7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
공사장 진동-소음 민원도 급증
서귀포시에서만 1년새 두 배로
제주 제주시 연동 신제주초등학교 주변 주택단지에 사는 A씨(62)는 밤낮으로 지나다니는 차량들 소음으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변에 큰 도로들이 위치해 있어 예전부터 차량 운행이 많은 곳이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부쩍 더 많아지면서 소음도 더 커졌다.
A씨는 “아침 일찍부터 새벽까지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지나다니다 보니 소음이 말로 표현 못할 정도”라며 “여름철에도 시끄러워 웬만하면 문을 닫고 살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신제주초등학교 주변에서 환경소음을 측정한 결과 오전 9시 65㏈, 낮 12시 66㏈, 오후 8시 64㏈ 등 낮시간대에 평균 65㏈로 기준치(50㏈)를 훌쩍 넘었다. 밤시간대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오후 11시 60㏈, 새벽 1시 58㏈ 등 기준치(40㏈)보다 20㏈이나 더 초과된 것으로 측정됐다.
제주를 한적하고 조용한 휴양지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차량과 건설현장 등이 증가하면서 주거지역은 물론 학교와 병원에서도 환경소음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도내 7개 지역 35개 지점에서 환경소음을 측정한 결과 측정지점의 절반 정도가 환경소음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낮 시간대는 13개 지점, 밤 시간대는 15개 지점에서 소음 정도가 기준치 이상으로 측정됐다. 지역별로는 도로변 지역이, 시간별로는 밤 시간대가 기준치 초과율이 높았다.
제주시 지역은 병원과 학교 주변 지역에서, 서귀포시 지역은 학교 주변지역이 주ㆍ야간에 상관없이 환경기준 초과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시 일반지역에서는 낮 시간대에 50%, 밤 시간대에는 58%가 환경기준을 2~19㏈을 초과했다. 도로변지역에서는 낮 시간대는 기준 초과 지역이 없었지만 밤 시간대에는 63%가 환경기준을 1~6㏈ 넘어 선 것으로 조사됐다.
서귀포시 일반지역에서 낮 시간대에는 33%, 밤 시간대에는 44%가 기준을 2~8㏈을 초과했다. 도로변 지역은 낮 시간대과 밤 시간대 모두 67%가 기준보다 2~7㏈을 넘었다.
이처럼 환경소음 문제가 나빠지는 것은 제주지역 차량 증가와 건설붐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2010년 25만대를 돌파한 이후 2013년 30만대, 2015년 40만대를 넘어섰다. 이어 지난 10월말 현재 49만5,262대로 50만대 돌파를 앞두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도내에 건축붐으로 공사현장이 늘면서 관련 소음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제주시에 접수된 소음ㆍ진동 피해민원 건수를 보면 2014년 1,124건, 2015년 1,291건, 지난해 1,662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서귀포시 지역도 지난해 560건이 접수돼 전년(240건)도에 비해 두배 이상 급증했다.
도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측정시기별 주변 건설현황, 교통흐름 및 차량 통행량이 소음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기준 초과율이 높은 도로변 지역에서는 도로포장 방법 개선 및 교통량 분산대책 등이 필요하며, 경적음 자제, 규정속도 준수 등도 소음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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