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잠수함’ 임기영(24ㆍKIA)이 ‘선동열호’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임기영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만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1-0으로 승리한 한국은 예선 전적 1승1패를 기록, 18일 일본과 대만의 경기 결과에 따라 결승 진출 여부가 가려지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일본이 대만에 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만약 대만이 승리할 경우 3팀이 모두 1승1패로 물려 팀 퀄리티 밸런스(TQB)로 순위를 가린다. TQB 공식은 '(득점÷공격 이닝)-(실점÷수비 이닝)'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데뷔한 선동열 감독은 두 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선 감독은 경기 후 “국가대표 감독이 된 이후 첫 승을 거둬 나 역시 기쁘고, 일본 야구의 심장인 도쿄돔에서 승리해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한국은 프로선수가 참가한 국제대회 대만과 경기에서 7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상대 전적 24승 13패의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올 시즌 KIA 우승의 일등공신인 임기영은 국제 무대에서도 통했다.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사용한 임기영의 유인구에 대만 타선은 연신 헛방망이를 휘둘렀다. 임기영은 3회 1사까지 7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3회 1사 후 옌훙준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내줬지만, 체인지업으로 거우푸린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양다이강을 내야 땅볼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임기영은 4회 1사 후 대만리그 2년 연속 4할 타자 왕보룽과 4번 타자 천쯔하오에게 연달아 볼넷을 1ㆍ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다시 한번 주여우셴과 쑤즈제를 외야플라이로 처리하는 위기 관리 능력을 자랑했다. 5회를 3자 범퇴로 넘긴 임기영은 6회 양다이강에게 중전 안타를 내줘 이날 유일한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역시 후속 타자를 안정적으로 잡아냈고 6회말 이정후(넥센)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은 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 수는 100개를 넘었지만, 쑤즈제와 우녠팅, 옌훙준을 3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철완을 자랑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타선의 해결사는 이정후였다. 경기 중반까지 타자들은 대만 선발 천관위(5⅔이닝 3피안타 1실점)에 막혀 고전했다. 그러나 임기영의 역투에 집중의 끈을 놓지 않았고, 0-0으로 맞선 6회말 2사 후 천금 같은 결승점이 나왔다. 4번타자 김하성(넥센)이 볼넷을 골랐고, 2사 1루에서 이정후가 천관위를 우월 3루타로 두들겨 김하성을 불러들였다. 아버지인 이종범 1루 코치는 환하게 웃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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