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로이 무어 공화당 후보의 성추문 의혹에 대해 침묵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맹공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앨 프랑켄슈타인(앨 프랭컨 상원의원의 이름을 괴물 ‘프랑켄슈타인’에 빗댄 표현)의 사진은 정말로 나쁘다. 천 마디 말을 하는 사진이다. 그녀가 자는 동안 그의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그리고 여섯 번째 손은 어디에 가 있을까”라며 앨 프랭컨 민주당 상원의원을 비판했다.
이는 로스앤젤레스 KABC 라디오방송 진행자인 리앤 트위든이 이날 방송국 홈페이지를 통해 프랭컨 의원의 11년 전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가운데 나왔다. 트위든은 당시 유명 개그맨이었던 프랭컨 의원이 자신과 함께 중동 일대에서 해외 미군 위문공연을 하던 중 강제로 키스를 하고, 비행기 안에서 잠들었을 때에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올리고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비판은 공화당 무어 후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앨바래마주 대법원장 출신인 무어 후보는 지방검사로 재직했을 당시 10대 여성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처지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금 그는 무어 성추문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으며, 무어의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도 무시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이중성을 비꼬았다. WP는 또 “대선 당시 11명의 여성이 트럼프의 성추행을 폭로했지만 그는 이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녀 이방카 트럼프는 아빠와는 달리 전날 무어의 성추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서 “피해자의 주장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며 “어린아이를 먹잇감 삼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자리가 지옥에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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