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휴일 오전 미국 텍사스 주 작은 마을의 한 교회에서 무장괴한에 의한 총기난사로 순식간에 지옥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인구 1,000 명이 채 안되는 서덜랜드 스프링스에 자리한 제일침례교회에서 예배를 보던 사람을 향해 전투복을 입고 무장한 한 백인남성이 무차별 사격을 가해 26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부상을 입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공포에 질려 울부짖는 아이들을 겨냥했고 소리를 내는 사람을 향해 근접 사격을 했다고 생존자들은 증언했다. 윌슨 카운티 보안관인 조 태킷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희생자 가운데 절반 이상인 14명이 어린이라고 밝혔다. 또한 돌 지난 아기를 포함한 일가족 8명이 참변을 당했으며 이 교회 목사의 14세 딸도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참혹한 현장에서도 자신의 목숨을 바쳐 생명을 구하려고 한 사람들이 있었다.
어린 네 아이의 엄마인 조앤 워드는 무장괴한이 총을 쏘며 교회에 난입하자 큰 딸(9)을 바닥에 엎드려 숨게 하고 나머지 아이들을 껴안아 몸으로 막았다. 용감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두 아이는 사망하고 5세 아들은 위독한 상태이다.
주일학교 교사인 페기 워든도 총격 앞에 손자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졌고 교회 의자 밑에 몸을 숨긴 포스톤(18)은 다행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방탄복과 반자동 소총을 든 범인과 두려움 없이 총격전을 벌여 사람들을 구하려 한 이웃 주민과 차량으로 도주하는 범인을 끝까지 추격해 최악의 사건을 마무리 지은 또 다른 용감한 시민이 있었기에 텍사스 총기 난사 사건에 더 많은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정리=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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