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프로야구 일본에 졌지만
2안타3볼넷 박민우 톱타자 이름값
동점 홈런 김하성 4번타자 합격점
아쉬운 패배였지만 선동열 대표팀 감독의 칭찬처럼 ‘젊은 대표팀’은 우려보다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7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개막전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7-8로 역전패했다. 그러나 그 동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국제 무대에서 검증된 베테랑들이 아닌 24세 미만의 유망주들은 오히려 선배들의 첫 경험 때보다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경기에 임했다.
가장 큰 수확은 톱타자 박민우(NC)와 4번타자 김하성이었다. 박민우는 6타석 3타수 2안타 3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일본 투수들의 끈질긴 유인구에도 속지 않으며 KBO리그에서와 전혀 다름없는 활약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NC의 창단 멤버인 박민우는 첫 해인 2013년 타율 2할6푼8리에 출루율 3할4푼으로 가능성을 보이더니 2014년엔 타율 2할9푼8리와 출루율 3할9푼2리를 기록했고, 2015년엔 첫 3할 타율(0.304)을 찍었다. 지난 시즌에는 타율 3할4푼3리에 출루율 4할2푼, 올 시즌에는 타율 3위(0.363)에 출루율 2위(0.441)로 고공 비행을 거듭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박민우의 장점은 타격 자세에 흔들림이 없는 것”이라며 “그래서 국제대회에서 처음 만난 투수를 상대로도 통했다”고 평가했다. 이정후(넥센)에게 관심과 경계가 집중된 사이 박민우에게 허를 찔린 일본은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
김하성도 ‘포스트 이승엽’과 주전 유격수를 해결할 적임자로 합격 점을 받았다. 발 빠른 선수 위주로 구성된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장타 능력이 있는 김하성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김하성은 0-1로 뒤진 4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야부타 가즈시의 초구 직구를 벼락 같이 잡아당겨 도쿄돔 좌측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10m의 동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줘 가라앉을 뻔했던 대표팀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 놓은 장거리포였다. 올 시즌 23홈런을 기록한 김하성을 4번으로 기용하는 건 선 감독의 당연한 선택이었고, 기분 좋게 적중한 셈이다. 5회초에도 좌전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한 김하성은 군더더기 없는 수비 실력도 뽐냈다. 5회말 8번 구와하라의 깊숙한 타구를 역동작 다이빙캐치 후 송구해 박수를 받았고, 6회말에도 5번 니시카오의 느린 땅볼을 캐치해 러닝스로로 잡아냈다.
와일드카드 3장을 포기한 선 감독으로선 대표팀 세대교체의 주역들을 확실히 점검한 경기였다. 이용규와 정근우(이상 한화)로 대표됐던 성인 대표팀의 테이블세터(1ㆍ2번타자)는 박민우와 이정후가, 이승엽과 이대호(롯데), 김태균(한화)이 이끌어왔던 중심타자는 김하성이 충분히 메울 수 있는 희망을 발견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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