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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어 캐나다와도… 통화스와프 ‘연타석 홈런’

입력
2017.11.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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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통화국’ 캐나다와 한도ㆍ만기 없는 첫 ‘상설 스와프 계약’

캐나다가 기축통화 그룹 외 상설계약 맺은 것도 한국이 처음

이주열, “2008년 한미 통화스와프 이후 가장 큰 의미” 평가

사드 갈등 와중 중국과 계약 연장 이어 위기 안전판 크게 높여

이주열(왼쪽)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후(현지 시간) 캐나다 오타와에 위치한 캐나다중앙은행 본부에서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중앙은행 총재와 양국간 통화스와프 협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캐나다중앙은행 제공
이주열(왼쪽)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후(현지 시간) 캐나다 오타와에 위치한 캐나다중앙은행 본부에서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중앙은행 총재와 양국간 통화스와프 협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캐나다중앙은행 제공

우리나라가 ‘기축통화 국가’로 분류되는 캐나다와 한도ㆍ만기를 따로 제한하지 않는 통화스와프 ‘상설 계약’을 맺었다. 우리나라는 물론 캐나다도 기축통화그룹 외 국가와 상설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 속에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한 데 이어 위기 안전판 확보 차원에서 ‘연타석 홈런’급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첫 상설 계약

16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중앙은행 총재와 양국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번 계약은 통상의 통화스와프와 달리 최고 한도와 만기를 따로 두지 않은 상설계약으로 서명 즉시 발효됐다. 앞으로 양측은 필요시 구체적인 통화교환 규모를 협의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무기한, 무제한’ 형태의 통화스와프를 맺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캐나다는 신흥국 중에선 중국, 멕시코와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과 연계된 소규모(10억달러)의 상징적 계약이고 중국과의 계약엔 만기와 한도(3년 300억달러)가 설정돼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계 기축통화 국가들이 서로 맺고 있는 것과 같은 형태의 표준계약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위기 시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외환 부문 안전판(safety net)을 확보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캐나다는 왜 다른가

이 총재도 이번 계약을 “2008년 한미간 통화스와프 이후 가장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캐나다가 가진 남다른 위상 때문이다. 캐나다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신용등급(AAA)에다 전 세계 국제결제와 외환보유액 구성 비중 5위인 캐나다달러를 보유한 기축통화국이다. 달러화(미국) 유로화(유럽연합) 엔화(일본) 파운드화(영국) 스위스프랑(스위스) 등 기축통화를 가진 나라들과 국제통화체제를 유지할 목적으로 서로 무기한ㆍ무제한의 상설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는 ‘기축통화국 클럽’ 회원이기도 하다.

우리로선 중국,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과 맺고 있는 1,222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안전판 외에 기축통화국가로부터의 기한 제약 없는 무제한 통화지원 가능성까지 추가하게 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통화스와프의 이용 조건을 금융안정 목적으로 설정해 대외 금융불안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됐고, 캐나다가 가진 기축통화국간 통화스와프 네트워크의 효과도 간접적으로 누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ㆍ한은 ‘팀플레이’ 강조

정부와 한은은 지난 3월부터 캐나다와 통화스와프 체결을 추진했다. 한은이 기축통화국과 계약이 필요하다고 보고 캐나다 중앙은행에 먼저 제안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중순부터 협상 진행이 부쩍 빨라졌다”고 전했다.

특히 한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중국과의 만기연장에 이어 캐나다와의 통화스와프 계약도 한은과 정부가 합심해 협상 전 단계에서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한 공조로 이뤄진 결과”라고 이례적으로 강조했다. 정부와 한은은 앞으로도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를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통화스와프 호재는 최근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원화 강세를 한층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최근 수출호조와 달러화 약세 등 흐름에 통화스와프 체결 재료까지 더해지며 장중 한때 달러당 1,100원선 아래(1,099.6원)까지 내려갔다 전날보다 10.9원 급락한 1,101.4원으로 마감됐다. 이는 작년 9월30일(1,101.3원) 이후 1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통화스와프 상설계약이란

통화스와프는 비상시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미국 달러화를 빌려올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과 같은 국가간 계약이다. 대개 만기와 한도를 설정하는데, 상설계약은 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상시 계약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캐나다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캐나다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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