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호’가 한일전에서 연장 혈투를 펼친 끝에 분패했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7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일본과 개막전에서 연장 10회 승부를 펼쳐 7-8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첫 경기를 패한 대표팀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대만과 2차전을 치른다.
다 잡은 승리를 눈 앞에서 놓친 것이 두구두고 아쉽다. 대표팀은 3회말 2루수 박민우(NC)의 수비 실책으로 선제점을 내주고 0-1로 끌려가던 4회초에 선두 타자 김하성(넥센)의 동점 솔로포로 분위기를 바꿨다.
3회초까지 단 1개의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던 일본 선발 야부타는 김하성에게 카운터 펀치를 맞고 급격히 무너졌다. 1-1 균형을 맞춘 대표팀은 최원준(KIA)과 정현(kt)의 연속 안타로 무사 1ㆍ3루 기회를 잡았고, 하주석(한화)이 외야 희생 플라이를 쳐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넥센)가 바뀐 투수 곤도 다이스케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4-1로 달아났다. 이정후의 타구는 평범한 외야 뜬 공이었지만 상대 좌익수가 타구 방향을 잡지 못하는 행운이 따랐다.
대표팀 선발 장현식(22ㆍNC)은 5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시속 150㎞에 달하는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새로운 ‘일본 킬러’로 등극한 것이 위안이다.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은 장현식은 2회 2사 1ㆍ3루 위기에서 가이 다쿠야를 내야 뜬 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3회 수비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다. 2사 1루에서 곤도 겐스케의 2루수 쪽 내야 안타가 나왔는데, 2루수 박민우가 3루에 송구 실책을 했다. 그 사이 선행 주자가 홈을 밟았다. 장현식은 2사 2루 추가 실점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야마카와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초에 4점을 등에 업고 난 뒤에는 4회와 5회를 실점 없이 책임지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장현식이 내려간 이후 좌완 구창모(NC)가 6회 2점포를 내줘 추격을 허용했지만 박진형(롯데)-장필준(삼성)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이 8회말까지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그러나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김윤동(KIA)이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구원 등판한 함덕주(두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4-4 동점을 허용했다. 함덕주는 계속된 만루에서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다.
치열한 승부는 연장 승부치기(주자 1ㆍ2루에 두고 시작하는 공격)에서 갈렸다. 선공에 나선 대표팀은 1ㆍ2루를 두고 최원준이 선두 타자로 등장했다. 최원준은 우익수 뜬 공으로 물러나 아웃카운트 1개만 늘어나면서 주자는 그대로 묶였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한 상황에서 류지혁(두산)은 좌중간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천금 같은 1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했다. 계속된 1사 2ㆍ3루에서 하주석의 우익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2타점 2루타로 7-4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한 대표팀은 10회말 통한의 동점 3점포를 맞았다. 2사 2루에는 이민호(NC)가 끝내기 2루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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