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도내 학교 찾아 우리농업 알리기 봉사
“쌀 한 톨이 여물기 위해선 무려 4,000도의 태양에너지가 필요하답니다”
16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성중학교 1학년 5반 교실. 외부 강사가 다양한 농업 이야기를 풀어놓자 학생들의 눈망울이 반짝였다.
중학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이 이어졌다.“과학발전으로 농업도 눈부시게 변하고 있어요. 쌀만 해도 눈에 좋은 물질 ‘가바(GABA)’를 함유한 쌀, 소화 잘되는 쌀 등 기능성 품종이 수십 가지나 되고 용도별로도 국수쌀, 케익쌀, 과자쌀 등 별의별 것이 다 있지요”
강의 후 학생들은 교실에서 직접 쌀밥을 지어 컵밥을 만들어먹는 체험을 했다. 다른 반에서도 블루베리 쨈 만들기, 식용곤충 스낵 시식 등 색다른 체험이 진행됐다.
이민규(14) 군은 “쌀 한 톨에 그렇게 많은 농부들의 땀과 자연의 힘이 들어가는 줄 몰랐다”며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용성중을 찾은 강사들은 충북농업기술원 학습동아리인 ‘재기발랄(재능기부로 밝고 활기찬 농촌을 만들자는 뜻)’회원들.
도 농업기술원의 연구·지도직 공무원 13명으로 구성된 재기발랄 동아리는 2014년 충북도교육청과 자유학기제 지원 협약을 맺은 뒤 매년 도내 자유학기제 시범학교를 돌며 교육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총 36회에 걸쳐 1,933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기부 활동을 펼쳤다.
수업 내용은 학생들에게 우리 농업과 농촌의 가치, 첨단 농업기술과 농업의 미래를 알려주는 것이 주를 이룬다. 동아리 회원들은 보다 쉽고 재미있는 수업을 위해 매월 세미나를 열고 퀴즈, 실습 등 농업과 친해지는 교수법을 익히고 있다. 대개 이론보다는 실물 중심의 수업을 준비한단다.
동아리엔 원예학 토양학 식품학 경영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어 강의 수준이 아주 높다는 것이 자유학기제 시행 학교와 학부모들의 평가다.
이날 ‘쌀밥이야기’란 주제로 강의와 체험학습을 진행한 피정의 농촌지도사(도농업기술원 식품소득팀장)는 “사춘기 청소년 교육을 위해 별도의 준비를 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미래 세대에게 우리 농업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린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차선세 도농업기술원장은 “재기발랄 동호회의 재능기부 강의가 ‘농업은 모든 예술과 과학 분야의 직업을 파생시킨 기본 산업’이란 사실을 알려 학생들이 올바른 직업관을 형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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