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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능시험 미뤄졌어도 대입에 차질 없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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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능시험 미뤄졌어도 대입에 차질 없게 해야

입력
2017.11.16 19: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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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치러질 예정이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로 일주일 연기됐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이 지역 시험장인 일부 학교에서 균열이 발생하는 등 위험 요인이 있어서라고 한다. 수능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에 수험생들이 얼마나 허탈하고 난감해할지는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으나 그렇다고 학생의 안전이나 시험의 형평성을 무시한 채 강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이번 결정은 불가피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후속 조치를 잘 다듬어 대학 입시에 차질과 혼란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대학 입시에 매우 민감한 우리 사회에서는 입시 과정의 작은 실수조차 용납될 수 없기에 더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가 대학교육협의회 및 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등 대입 일정을 늦춘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수능 성적 통보는 12월 6일에서 12월 12일로 6일 미뤄지지만 나머지 일정은 일제히 일주일씩 연기된다. 이에 따라 당초 18일 시작될 예정이던 대학별 논술고사 및 면접고사가 25일 시작되고 수시 합격자 발표의 마무리 시점은 12월 15일에서 12월 22일로 조정됐다. 정시모집도 마찬가지여서 내년 1월 30일로 예정했던 합격자 발표 마감이 2월 6일로 변경됐다. 수능 연기가 자연재해에 따른 조치라고는 하나 대입 일정이 늦춰지는 것만으로도 불안해 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정부는 수험생과 그 가족이 안심하고 입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대학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수능 시험 문제지의 유출을 막는 게 특히 중요하다. 수능 체제 이전 학력고사 시절인 1992년 실제로 문제지 일부가 도난 당해 시험이 미뤄진 적이 있으며 지난해 6월에는 모의평가 문제가 학원강사에게 흘러나간 바 있다. 문제지가 유출되면 출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그러면 내년 대입 전체가 차질을 빚게 된다. 게다가 입시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 수험생을 위한 대책도 뒤따라야 한다. 교육부도 이를 감안해 이 지역 14개 고사장의 안전을 정밀 진단한 뒤 시험장으로 사용할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지만 그와 관계 없이 포항 학생들의 불안감은 남다를 것이다. 수능처럼 중요한 시험이라면 특정 지역 수험생들이 불안감 속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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