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하나재단, 5명 첫 선정으로 ‘물꼬’
“통일 한국 기여할 인재 육성에 최선”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미국 유수 대학원에 진학하는 길이 탈북민 학생에게도 열렸다.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풀브라이트 대학원 장학 프로그램으로 처음 미 대학원에 유학할 탈북 학생 5명을 선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 중 4년간 함경북도 일대를 유랑하다 탈북, 2002년 국내에 정착한 뒤 서강대와 영국 워릭대에서 학ㆍ석사 과정을 밟은 ‘꽃제비’ 출신 이성주(30)씨는 7일 청와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환영 공식 만찬에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나재단에 따르면 선발된 5명은 정치학 박사 과정 2명과 경영학ㆍ공중보건학ㆍ전기전자공학 석사 과정 각 1명이다. 이들 중 3명은 하나재단과 한국 풀브라이트 장학생 선발을 맡고 있는 한미교육위원단이 공동 개발한 ‘학업 전(Pre-Academic Program) 프로그램’을 통해 3~8개월간 어학 능력을 먼저 기르게 된다. 하나재단은 “어학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탈북 청년들이 먼저 국내나 미 대학에서 장기간 집중 언어 교육을 받고 어학 능력을 보완한 뒤 학위 과정으로 진학한다는 점에서 기본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과 차별된다”고 설명했다.
고경빈 하나재단 이사장은 “재단은 탈북 청년들을 미래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선도적 역할을 맡아 통일 한국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하나재단은 통일 미래 인재 양성을 목표로 올 2월 한미교육위원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선발 과정을 진행해 왔다. 1946년 제임스 윌리엄 풀브라이트 전 미 상원의원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세계 각지의 우수 학생들의 미 유학을 지원해 오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약 6,500명의 풀브라이트 장학생이 배출됐다.
앞으로 하나재단은 매년 5명 안팎의 탈북 학생들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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