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의장국을 맡게 될 싱가포르가 북한과 교역을 중단했다. 현 의장국이자 북한의 3대 교역국인 필리핀이 지난 9월 교역을 중단한 데 이은 것으로, 아세안의 대북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16일 싱가포르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싱가포르와 북한 간 상업적 상품 교역이 금지됐다. 수출과 수입은 물론, 북한으로 드나드는 상품들의 환적도 금지됐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북한을 상대로 1,286만달러(약 142억원)를 수출하고 12만7,000달러(약 1억4,000만원)를 수입, 약 1,300만 달러 어치를 거래한 북한의 7번째 교역국이다. 아세안 관계자는 “싱가포르가 아세안 의장국 수임을 앞두고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자유무역항으로서 북한의 대북제재 회피처라는 의심도 받았던 만큼 이번 조치로 북한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이번 조치를 위반할 시 10만 싱가포르 달러(약 8,200만원) 혹은 해당물품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의 벌금 부과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싱가포르는 외교관과 여객기 승무원 등의 개인용 물품에 대한 운송 등 제한적인 비상업적 교역은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싱가포르의 협력을 환영한다”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 중단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유례없는 수준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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