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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
브루스 커밍스 지음ㆍ조행복 옮김
현실문화 발행ㆍ416쪽ㆍ2만5,000원
‘내전으로서의 한국전쟁’을 부각시킨 연구서 ‘한국전쟁의 기원’으로 유명한 브루스 커밍스의 책이다. ‘내전’ 성격이 부각될수록 친일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는 게 불편한 이들은 ‘스탈린의 국제전략’이라는 국제전적 성격을 내세우지만, 사실 커밍스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은 그가 미국인을 상대로 발언하는 미국 학자라는 점이다. 커밍스의 핵심은 미국에게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알기는 하고 전략을 짜고 있느냐고 묻는다는 것이다. 6〮25전쟁 당시 미군의 대대적 폭격이 한 예다. 미군이 태평양전쟁 때 쏟아 부은 폭탄이 50만3,000톤이었다. 한국전쟁 때는 63만5,000톤을 쏟아 부었다. 3만2,557톤의 네이팜탄은 별도다. 이런 폭격으로 전쟁 뒤 북한은 “달의 표면”처럼 폐허가 됐다. 이런 역사적 기억을 지니고 있는 북한을 앞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 같은 표현을 쓴다. 옳고 그르고를 떠나 미국의 이런 언동은 북한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이용당할까. 커밍스의 질문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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