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학교건물 63%
내진설계 미보강…무방비
문제는 ‘돈’ 7700억 필요
경기지역 학교건물 10곳 중 6곳이 내진 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당국은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18년 후에나 모든 건물에 대한 내진보강을 끝낼 수 있다는 계획이어서, 안이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경기도교육청의 학교건물 내진 설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학교 교사, 체육관(강당), 급식실, 기숙사 등 내진 설계가 필요한 도내 학교건물 4,920동 중 내진설계 반영된 곳은 1,781동(36.2%)에 불과하다. 63.8%인 3,139동은 지진이 발생하면 붕괴 등의 위험이 큰 셈이다.
도교육청은 이 건물들에 대한 내진보강을 위해선 모두 7,732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봤으나, 재정난 등으로 매년 200억~300억원만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337억원(73개동), 올해 231억원(50개동)을 투입해 123개동에 대해 내진보강을 한 정도다. 내년에는 102동에 57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내년 예산(14조3,784억원)의 0.004%에 불과한 수준으로, 이대로라면 18년쯤 후인 2035년에나 사업이 마무리된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때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내진보강을 비롯한 학교 시설 개선사업을 위해 정부가 나서 ‘교육환경개선특별회계’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한 이유도 지방교육청의 곶간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인건비 등 막대한 경직성 경비가 소요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생안전을 위한 예산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별회계 설치 등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