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 “(미국에서)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면 폐기도 검토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한미 FTA 폐기 카드를 집권여당 대표가 다시 한번 꺼내 든 것이다.
추 대표는 이날 동행 중인 국내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개리 콘 미국 백악관 국제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미국 측 인사들과의 면담 내용 등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추 대표는 “이곳에서 들어보니 미국이 한국만 (FTA와 관련해) 특별한 기준으로 뭘 하려는 것 같지는 않고 국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미국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때문에 자동차 산업 호황기에 대한 향수를 가진 백인 지지층을 관리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추 대표는 그러면서 “그것이 상징하는 게 디트로이트이고 주력이 자동차 산업이라 미국 역내에서 자동차 부품을 조달해야 한다는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그걸 수용하면) 우리의 자동차 벤더(부품 협력 등) 산업에 큰 치명타이기 때문에 그런 건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FTA 재개정 협상에 자동차 부품 산업 부분이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다만 이것이 한국만을 겨냥한 게 아니고 중국도 마찬가지”라면서 “하지만 우리의 자동차 2차산업을 다 무너뜨리며 갈 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추 대표는 또 “워싱턴에서는 아무도 FTA와 한미동맹을 연계시키지 않는다”면서 “FTA는 FTA고 한미동맹은 한미동맹인데 서울에서 한미동맹에 나쁜 영향을 준다며 양자를 연결시키는 것은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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