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수험표 지참 할인행사
일주일 뒤로 일제히 연기
수능일 맞춰 개막 일정 잡은
국내 최대 게임축제 ‘지스타’ 패닉
통신사들 휴대폰 요금 할인 등
당국에 신고 마쳐 예정대로 진행
15일 교육부가 포항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당초 수능일이었던 16일에 맞춰 수험생 대상 할인ㆍ경품 이벤트를 준비했던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업체들은 일정 변경이 불가능해 이벤트를 예정대로 강행할 방침이지만, 수험생들의 참여 저조가 예상돼 ‘반쪽 짜리’ 행사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수험표를 지참하는 고객 대상 할인 행사들은 일주일 뒤로 일정이 변경된다.
사상 초유의 수능 일정 변경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 건 16~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축제 ‘지스타’다. 지스타는 매년 수능일에 맞춰 개막했는데, 올해는 수능 일정 연기로 관객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매년 지스타 참가자는 평균 20만명 정도였는데, 다음 주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은 행사장을 찾지 못할 테고, 포항 지진으로 가라앉은 분위기 때문에 올해 참가자가 얼마나 줄어들지 추산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즐길 수 있었던 게임 축제였는데 올해는 일정이 완전히 빗나가게 됐다”고 씁쓸해했다.
수험표 지참 고객 대상 이벤트를 준비했던 유통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행사를 연기하게 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수험표를 들고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의류와 화장품 등을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하고, 현대백화점은 17~30일 수험표를 제시하는 고객에게 티셔츠ㆍ재킷ㆍ코트ㆍ패딩 등을 10~40%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준비했지만, 1주일 뒤를 기약하게 됐다.
탑승일 기준으로 1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수험생 본인은 30%, 동반자 1명은 15% 항공권 할인 이벤트를 마련했던 제주항공은 행사 일정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할인 혜택은 미뤄진 수능일인 23일 이후에나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수험생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할인 요금제를 준비했던 이동통신 3사는 이미 일정을 못박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약관 신고를 마친 상태라 예정대로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수능 수험생 연령대 고객에게 6만5,000원대 밴드 데이터 퍼펙트 요금제를 16일부터 50% 할인(요금할인 25% 포함)해준다. 6개월간 이용하다가 다른 요금제로 변경할 수도 있다. 1998~2000년 출생한 고객은 별도 수험표 확인 절차 없이 할인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16일부터 내년 2월까지 1998~2000년 출생자 중 3만2,000~11만원대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에게 매월 추가 데이터 500MB를 제공하기로 했는데, 일정 변경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4만6,000원대 이상 요금제 가입자에게는 6개월 동안 월 1,568~1만6,390원 추가 할인해주기로 했던 이벤트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KT는 수능 일정 변경으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미 이달 1일부터 수험생 대상 ‘Y수능 데이터 무제한 페스티벌’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1998∼2000년생 고객이면 내년 2월 말까지 Y24 49.3∼65.8 요금제에 가입한 후 KT 매장 및 고객센터를 통해 할인 및 무제한 혜택을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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