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골키퍼/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위기가 기회로 찾아왔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전 수문장 김승규(27ㆍ빗셀 고베)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깜짝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조현우(26ㆍ대구FC)가 대표팀 골키퍼 경쟁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 랭킹 62위) 대표팀은 14일 울산문수경기장서 열린 세르비아(38위)와 A매치 평가전서 1-1로 비겼다. 후반 14분 세르비아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구자철(28ㆍ아우쿠스부르크)이 행운의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동점골을 넣어 무승부를 거뒀다.
평가전 직후 스포트라이트는 조현우로 향했다. ‘26살 늦깎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조현우는 1골을 내줬지만 슈퍼 세이브를 포함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조현우로서는 예상치 못했던 데뷔전이었다. 2015년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전 감독 시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지만 김승규-김진현(30ㆍ세레소 오사카)에게 밀리며 ‘넘버3’로 벤치를 지켜왔다.
사실 골키퍼 포지션은 붙박이 주전 한 명이 독식하는 자리다. 웬만해서는 2번에게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세르비아전을 하루 앞두고 주전 김승규가 발목 염좌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했고 신 감독은 김진현이 아닌 조현우를 선발로 내세우는 모험을 감행했다.
신태용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조현우는 첫 출전에도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며 신 감독의 믿음에 답했다. 그의 진가는 전반 26분에 나왔다. 세르비아의 프리킥 상황에서 아뎀 랴이치(26ㆍ토리노)의 슈팅이 골대 왼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려 하자 조현우는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선방했다. 후반 13분 실점을 하긴 했지만 그 외에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조현우는 단 한 경기로 축구팬들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며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국내 프로축구(K리그) 내에서 조현우는 이미 검증된 자원이다. 소속팀 대구FC의 수문장으로 활약하며 팀의 클래식 승격을 이끌었으며 9경기 연속 무실점, 올 시즌 세이브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대표팀에서는 줄곧 벤치를 지켰지만 묵묵히 호출을 기다려온 그다. 경기 후 조현우는 “(김)승규 형이 아쉽게 다쳐 내가 출전했는데 앞으로도 기회가 온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현우에게 기회를 준 신태용 감독은 "지속적으로 지켜봐 왔다. 조현우가 첫 A매치 출장이라 나도 긴장했는데 침착하게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대표팀의 1번 골키퍼 자리는 늘 고민거리였다. 이운재(44ㆍ은퇴) 이후 굳건한 믿음을 준 골키퍼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조현우라는 새로운 카드까지 확보한 대표팀은 골키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의 바람이 불게 됐다. 대표팀에는 긍정적 요인이며 신 감독으로서도 행복한 고민이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스타와 행복](45) 손여은 '악녀 구세경, 사랑 받아 행복'
아이폰X 전세계서 품질 논란, 국내 출시 이대로 괜찮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