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한 뒤, 이 물건들에 대해 품평하는 ‘하울’(Haul) 영상이 뷰티ㆍ패션 유튜브 사이에서 인기다. 이 명칭은 품평을 위해 매장 물건을 쓸어 담아 오는 게 영어 ‘하울’(Haulㆍ끌다)을 연상시킨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쇼핑 하울’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울의 대상은 주로 명품이다. 유튜브 이용자들이 하울 1번을 위해 쓰는 금액은 300만~1,600만원 사이로 알려졌다. 국내 하울 콘텐츠의 대표 주자로는 구독자 약 95만 명의 유튜버 레나가 있다.
레나는 국내에서 거의 처음 하울 영상을 찍었다. 그는 지난달 3일 “800만원 쇼핑하고 옴! 같이 뜯어봅시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영상에서 레나는 ‘지방시’, ‘구찌’, ‘펜디’ 등 명품 브랜드 구매 후기를 풀어놨다.
레나는 “거대한 쇼핑 하울은 예전부터 찍고 싶었는데 혹시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고 욕먹을 수도 있다”며 “대리 만족된다고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찍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영상은 현재 조회 수 20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유튜버들도 하울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구독자 약 59만 명의 유튜버 한별도 지난 10일 하울 영상을 공개했다. 한별 역시 ‘루이비통’, ‘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 제품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한별은 하울을 위해 1,570만 원어치 명품을 샀다고 한다. 영상은 레나와 마찬가지로 70만에 이르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울 영상에 대한 구독자들 반응은 엇갈린다. 대부분의 구독자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자극이 돼서 좋다”, “대리 만족이 된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지만, 일부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며 비판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지 의견과 비판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일부 구독자가 하울 영상을 찍은 유튜버를 향해 욕을 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하울 관련 흐름은 약 1년 전부터 하울 콘텐츠를 이끌어 온 해외 뷰티ㆍ패션 유튜버들이 선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명품 하울’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명품 하울 전문 유튜버까지 생기는 추세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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