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조해진 “인민재판” 방어막
바레인 일정을 마치고 15일 귀국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 등 관련 질문에 입을 닫았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까지 조준하자, 옛 친이계도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우며 방어에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보수통합 필요성 등을 묻는 취재진에 “날이 추운데…” 라는 말로 답변을 갈음했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조해진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 등 옛 친이계 인사들을 만나 보수야권이 하나가 돼 문재인 정부를 제대로 견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수사나 정부의 적폐청산 관련 질문도 이어졌으나 이 전 대통령은 “수고한다”는 말만 남긴 채 황급히 차에 올랐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바레인 출국 직전 정치보복을 운운했던 터라 입국장의 추가 입장이 주목돼 왔다. MB의 측근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기자들에게 “(MB가) 오늘은 따로 하실 말씀이 없다”며 “곧 입장을 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 전 대통령 소환조사도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의혹과 관련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임관빈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구속된 데 이어 김태효 전 대외전략기획관의 검찰 소환까지 임박하면서 이제 남은 수사대상은 이 전 대통령뿐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의 수사가 점차 이 전 대통령에게로 향하자 옛 친이계 인사들도 언론을 통해 적극 방어에 나섰다. 친이직계인 조해진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전 대통령이 본인과 관련해 부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착잡한 심경인 듯하다”고 전했다. 다스 실 소유주 논란이나 해외 비밀계좌 등의 의혹에도 “광풍처럼 몰아치는 여론재판, 인민재판의 한 모습이 아닌가 한다”며 “(다스 의혹은) 세 차례 검찰 조사를 하고 특검 수사까지 거친 사안인데 다시 조사한다면 법치국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전 장관 등 이명박 정부 시절 인사들이 검찰 수사를 받는 데 대해서는 “현 대통령도 참모들에게 수많은 정책 사안을 보고 받고 지시하고 결정한다”며 “’협의하고 지시했으니 대통령도 공범이다’라고 한다면 대통령이 일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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