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근서 경기도의원
“로비스트로 전락하나”
경기도 산하 공기업인 경기도시공사 간부 10명 중 4명은 퇴직 이후 협력 민간업체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체들은 수백 억대 공사를 도시공사에서 따내 퇴직 간부들이 ‘수주 로비스트’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근서(안산6) 경기도의원의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년 10월부터 올 9월까지 최근 10년간 경기도시공사에서 본부장급 이상 임원으로 재직했던 간부 26명 중 10명(38%)이 설계ㆍ감리업체 등에 다시 취업했다.
2008년쯤 사장을 지낸 A씨는 퇴사한 뒤 B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옮겼는데, B사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컨소시엄을 포함해 무려 170억 원상당의 도시공사 사업을 수주 받았다. ▦판교 산학연R&D센터 건립공사 입찰안내서 작성용역 ▦판교테크노밸리 2030하우스 기본계획수립 용역 ▦경기도 신청사 및 경기융합타운 환승주차장 건립공사 감독권한대행 등이 대표적이다.
비슷한 시기 본부장을 역임했던 C씨도 그만두고는 D엔지니어링 이사로 재취업했다. D사 역시 도시공사로부터 황해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 조성사업 평가용역 등 180억 원대 공사(컨소시엄 포함)를 따내 사세를 확장했다.
올 6월 퇴직한 E 전 본부장이 옮긴 F사는 도시공사로부터 무려 800억 원(컨소시엄 포함)대 각종 공사와 설계용역 등을 수주한 곳이었다. E 전 본부장 취업 직후인 지난 9월에는 20억 원대 용역사업을 수행하기도 했다.
양 의원은 “퇴직 간부들이 민간업체의 로비스트로 전락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공피아의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도시공사의 경영 투명성은 계속 의심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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