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종교 행사 제수용 금강산 샘물 4만6000병
통일부 “상업용 아니어서 허용… 제재 완화 아냐”
북한산 생수가 남북 교역을 전면 금지한 2010년 5ㆍ24 대북 조치 이후 7년 만에 국내에 들어온다.
통일부는 500㎖ 페트병에 담긴 북한산 ‘금강산 샘물’ 4만6,000병의 국내 반입을 허가해달라는 민족운동단체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단통협)의 신청을 최근 승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단통협은 중국의 조선족 기업가가 북한에서 구매해 무상 기증한 해당 물품을 20일쯤 서울에서 열 예정인 음력 개천절 기념 행사 제수용으로 쓸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업용이 아닌 순수 종교 행사에서 제수용으로 사용한다는 게 반입 신청 목적”이라며 “대북 제재의 틀 내에서 민간 교류를 폭넓게 허용한다는 취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금강산 샘물은 지난달 인천항에 들어와 현재 통관을 기다리고 있다.
북한산 생수가 국내에 반입되는 것은 2010년 5월 24일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피격 사건 제재 차원에서 북한에 가한 5ㆍ24 조치 이후 처음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 들어오던 금강산 샘물은 2000년 남북이 합작 회사를 설립해 본격 생산에 나서면서 국내에 대량 반입돼 판매되기도 했으나 5ㆍ24 조치 뒤 반입이 중단됐다. 5ㆍ24 조치 이후에도 민간 단체의 방북이 일부 허용되고 남ㆍ북ㆍ러 물류 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등 남북 간 교류가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교역의 경우 엄격하게 금지돼 왔다.
통일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5ㆍ24조치 이후에도 연구용 북한 서적 등 상업적 목적이 아닌 물자의 경우 반입을 허용한 사례가 없지 않았다”며 “5ㆍ24조치 등 대북 제재를 완화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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