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바이오주 투기적 행태
가상화폐 '비트코인캐시' 거래 폭주
부동산 시장 뭉칫돈 몰려다녀
자산시장 곳곳서 버블 조짐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를 앞두고 지난 수년간 초저금리 기조 속에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바탕으로 자산시장 전반이 들썩이고 있다. 기저엔 국내외 경기 회복 기대감 등이 깔려 있지만 일부 분야에선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묻지마 투기’의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전 마지막 유동성 파티’란 지적과 함께 지나친 투자 열기가 또 다른 위기의 씨앗이 될 ‘거품‘(버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 놓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시장에선 바이오주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바이오주가 속한 제약업종 지수는 10월 이후에만 26.23%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주가가 무려 3배(200.7%)나 뛴 항체신약 개발회사 앱클론은 그러나 지난 2010년 창업 이후 올 상반기까지 내리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 회사다. 앱클론 스스로도 “최근 주가급등과 관련해 공시할 정보가 없다”(지난달 31일 조회공시 답변)고 할 정도다. 실적과 무관한 급등세에 한국거래소는 이날 앱클론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요즘 바이오주 투자는 거의 투기적 행태로 변해버렸다”며 “기업이 이익을 내는지는 관심이 없고 오늘 사서 내일 더 높게 팔면 그만이라는 단타매매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단타매매에 많이 쓰이는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3일 기준 4조7,196억원으로 6일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제도권 밖에선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묻지마 투자의 대표 주자다. 올 초 개당 997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한정된 수량과 미래 가치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 9일 7,897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계획 보류라는 악재가 불거지면서 불과 사흘(12일 5,507달러)만에 30%나 급락하는 등 하루에도 가격이 100만원씩 오르내리는 급변동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에 쏠렸던 자금이 지난 8월 비트코인에서 분리된 '비트코인캐시'로 옮겨가면서 지난 12일 비트코인캐시 가격은 하루 사이 90% 이상(장중 최고가 2,477달러→마감가 1,388달러) 출렁이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정부의 규제 강화를 비웃듯 청약 통장 없이도 계약이 가능한 미계약 물량에 막대한 뭉칫돈이 몰려다니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개포동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미계약 물량(36가구) 분양에는 ‘현금 5,000만원 지참 조건’에도 1,200여명이 몰려 약 600억원의 현금이 한자리에 모이기도 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바이오 주가나 비트코인 급등은 과거 실적 같은 뚜렷한 근거보단 전반적인 자산시장 호황 속에 가능성만 보고 돈이 몰린 결과여서 악재가 발생하면 언제든 분위기가 급반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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