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 면허 소지자 절반만 일해
불규칙한 3교대 근무가 원인 판단
야근 줄이는 처우 개선에 나서
주40시간 미만 시간제도 확충
4대보험료 본인 부담금 내주기로
밤 시간에만 일하는 야간전담 간호사에게 월 20만원씩 3년간 야간 근무수당을 정부 예산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시간제 간호사의 4대 보험료 본인 부담금을 3년간 정부가 대신 내주는 제도도 생긴다.
14일 보건당국과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간호인력 수급 종합대책’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그간 복지부는 간호ㆍ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등으로 2020년에는 간호사 11만6,500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최근 10년간 간호대 정원을 7,500명 늘리는 등 공급 확대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간호계는 공급 부족보다는 일ㆍ가정 양립이 어려운 3교대 근무 여건과 같은 열악한 처우 때문에 전체 간호사 면허 소지자(35만5,000명) 중 의료기관 종사자가 절반(18만명)에 불과하다며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요구해 왔다. 복지부는 공급 확대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간호계 주장을 받아 들여 처우 개선에도 함께 나서기로 방향을 틀었다.
이를 위해 야간(주로 오후 8시~다음날 오전 8시 사이)에 일하는 야간전담 간호사에게 내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매달 20만원씩 야간근무수당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3교대 근무에 따른 불규칙한 근무 시간이 간호사 경력 단절의 주요 원인”이라며 “야간전담 간호사가 늘어나면 나머지 간호사의 야간 근무 빈도가 줄어 일ㆍ가정 양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주 40시간 미만 근무하는 시간제 간호사도 늘리기로 했다. 간호사들은 3교대 근무 탓에 결혼ㆍ육아 등을 하면 퇴직 위기에 몰리고, 한번 퇴직하면 복귀가 쉽지 않다. 시간제 간호사가 활성화하면 완충지대가 생겨 퇴직도 줄고 재진입도 한결 쉬워질 것이라는 게 복지부 판단이다. 복지부는 근로 시간 단축에 따른 소득 감소분을 일부 보전해주기 위해 4대 보험료(건강ㆍ산재ㆍ고용보험, 국민연금)의 본인 부담금을 3년간 예산으로 지원해 주기로 했다. 단, 정규직 채용을 유도하기 위해 병원이 정규직으로 뽑는 시간제 간호사만 지원 대상으로 한정한다. 야간 전담과 시간제 간호사 지원 대상은 각각 1,0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간호인력 확충을 위해 대폭 늘린 간호대의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실습 교육을 받을 수 있게 예산 지원을 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권역별 거점대학을 선정해 예산 지원을 하고, 그 대가로 인근 간호대가 거점대학의 우수한 간호 실습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복지부는 매년 거점대학 6곳을 선정해 5년간 총 30곳을 만들 계획이다. 이들 대책에는 내년에만 예산 130억원이 소요돼 국회와 예산당국인 기획재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간호 인력난이 심각한 만큼 3년간 한시적으로 지원해 제도가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돕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2017 간호정책선포식’을 열고 ▦간호사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전략적 정책 지원 ▦공공병원 중심의 간호ㆍ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등을 요구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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