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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이번엔 슈퍼세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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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이번엔 슈퍼세이브

입력
2017.11.14 23:3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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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1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가대표 평가전 세르비아와 경기에서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손흥민이 1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가대표 평가전 세르비아와 경기에서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몸에 좋은 약은 쓰다. 한국 축구가 좋은 보약을 먹었다.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럽의 ‘복병’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13분 야뎀 라이치(26)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3분 뒤 페널티킥을 얻어 구자철(28ㆍ아우크스부르크)이 침착하게 성공했다. 하지만 중국출신 주심의 페널티킥 선언은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오른쪽에서 크로스가 올라왔을 때 상대 수비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구자철을 살짝 밀었다. 반칙이라고 보기엔 의심쩍었지만 중국 주심은 거침없이 휘슬을 불었다. 이 주심은 전반에도 한 차례 손흥민(25ㆍ토트넘)이 반칙을 저질렀는데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던 터라 세르비아 선수들은 발끈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오히려 후반 38분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이 선언될 만한 장면에서 주심의 휘슬은 침묵했다. 월드컵을 대비한 평가전이라는 측면에서 우리에게 유리한 판정은 하등 득이 될 게 없다. 수준 이하의 심판이 투입된 점이 아쉬웠다.

구자철의 페널티킥 동점골 뒤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울산=연합뉴스
구자철의 페널티킥 동점골 뒤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울산=연합뉴스

신 감독은 지난 10일 콜롬비아전과 비교해 몇몇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 투 톱 공격수에 손흥민 파트너로 이근호(32ㆍ강원) 대신 구자철이 출전했다. 부상을 당한 주전 수문장 김승규(27ㆍ빗셀 고베) 자리에는 조현우(26ㆍ대구)가 장갑을 꼈다.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조현우는 올 시즌 프로축구에서 맹활약을 펼쳐 K리그 팬들에게는 낯익은 선수다. 별명이 ‘대구의 데 헤아(맨체스터 유타이티드 소속의 세계적인 골키퍼)’다.

1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세르비아의 경기. 한국 골키퍼 조현우가 세르비아 아뎀 랴이치의 프리킥슛을 막아내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1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세르비아의 경기. 한국 골키퍼 조현우가 세르비아 아뎀 랴이치의 프리킥슛을 막아내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세르비아는 강했다. 최고 스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미드필더 네마냐 마티치(29)를 비롯해 주전 몇 명이 빠졌지만 빈틈이 없었다. 192cm의 장신이지만 패스와 슈팅을 두루 갖춘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22)는 한국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를 끊임없이 공략했다. 수비수 장현수(26ㆍFC도쿄)와 미드필더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은 밀린코비치-사비치를 막느라 애를 먹었다. 공중 볼은 거의 세르비아 선수들이 따냈다. 거구답지 않게 발 기술도 뛰어났다. 한 마디로 ‘단단한 벽’ 같았다. 지난 10일 중국에서 평가전을 치르고 와서인지 시차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유럽 예선 D조 10경기에서 20골을 넣고 10골만 내주며 1위를 차지한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한국은 12월 1일 내년 러시아 월드컵 조 추첨에서 4그룹으로 들어갈 것이 확실하다. 본선에서 세르비아와 비슷한 유형의 팀과 최소 한 팀, 운 나쁘면 두 팀까지 한 조가 된다고 봐야 한다. 체격 좋고 전력이 탄탄한 유럽 팀을 상대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신 감독과 선수들 모두 몸으로 직접 느꼈다. 좋은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다. 전반을 고전했던 한국은 후반 13분 밀린코비치-사비치의 패스를 받은 야뎀 라이치에게 첫 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3분 만에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중반 이후 투입된 이근호와 염기훈(34ㆍ수원)이 상대 좌우 측면을 흔들며 분위기가 한국으로 넘어왔다. 후반 36분 손흥민의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은 상대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냈다. 종료 직전에도 손흥민은 위력적인 왼발 슈팅을 때렸으나 골문 위로 살짝 떴다. 직후 또 다시 나온 손흥민의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땅을 쳤다. 손흥민은 분한 듯 두 어 차례 잔디를 걷어차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국의 약점으로 꼽힌 세트피스 득점은 이날도 침묵했다. 한국의 코너킥과 프리킥은 위협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에 세르비아의 야뎀 라이치가 직접 프리킥 상황에서 빠르고 강한 슈팅을 날렸지만 조현우의 멋진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올해 국내에서 치르는 A매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대표팀은 다음 달 일본 도쿄에서 벌어지는 동아시안컵을 준비한다. 동아시안컵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는다. 이날 문수월드컵경기장에는 3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와 대표팀을 응원했다.

울산=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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