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3개국 순방 일정 마무리
“최대성과는 한중 관계 정상화”
문재인 대통령은 첫 동남아 순방의 성과로 한중관계 개선을 꼽으면서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드로 악화됐던 한중 관계의 해빙 무드에 대해 “사드 문제는 봉인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마지막 방문지인 필리핀 마닐라에서 동행 기자단을 만나 지난 주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설명하면서 “사드가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앞서 양국의 외교 실무 차원에서 합의가 됐던 것을 정상 차원에서 다시 한번 확인하고 넘어간 것”이라고 밝힌 뒤 “중국이 사드에 대해 찬성 입장으로 바뀐 게 아니라 안보 이익에 침해된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우리는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며 오로지 북한의 핵ㆍ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여러 정상회의에서 사드가 언급되지 않은 점을 거론하면서 “사드 문제는 언론에서 표현하듯이 봉인된 것으로 그렇게 이해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순방의 최대 성과의 하나로 한중 관계 정상화를 꼽았다. 특히 다음달 방중을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계기로 거론하면서 “일단 사드 문제는 제쳐두고 양국 관계는 정상화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양국이 크게 합의한 셈”이라며 “다음 방중 때에는 사드 문제는 의제가 안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핵ㆍ미사일이 고도화한 상황을 비추어 볼 때 단숨에 북핵의 완전한 폐기는 쉽지 않다”며 ‘핵 동결 후 완전한 폐기’라는 북핵의 단계적 해법을 재확인했다. 중국의 쌍중단(雙中斷ㆍ북핵ㆍ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제안에는 “일단 (북한과) 대화에 들어간다면 모든 방안들을 열어놓고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북한을 대화의 길로 이끌어내기 위해 제재와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마닐라(필리핀)=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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