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6, 운전 감성 살리며 고급화
중형세단은 오랜 기간 국민차 역할을 도맡아왔다. 성공한 중산층이 타는 자동차라는 인식 속에, 차 업체도 중형차를 대표선수로 내세웠고, 판매도 순조로웠다. 그러나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중산층들이 점점 더 중형보다는 수입차 또는 준대형급으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전체 승용차 판매량에서 중형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6.7%로, 전년 동기에 비해 5.4%포인트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는 차 업체들이 중형차를 내놓으며 보편성보다는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차별화에 성공한 중형차만 판매량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올해 중형차 중 가장 많이 팔린 현대 쏘나타(10월 누적 기준 6만8,925대 판매)도 변신에 성공한 경우다. 1985년 탄생한 1세대부터 판매 1위를 놓친 적 없던 쏘나타는 보다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상반기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외관을 스포츠세단으로 완전 변경하고, 주행성능을 극대화한 터보 모델에 전용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뉴 라이즈라는 애칭을 부여한 것처럼 직관적이고 역동적인 라인을 채용한 디자인을 통해 주 공략층을 20, 30대까지 낮췄다”고 말했다.
쏘나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르노삼성차 SM6는 중형차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린 점을 강조한다. 중형이지만 준대형급 이상의 사양을 갖추며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SM6는 여기에 운전자의 감성까지 자극하며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17년형에 독특한 보석 컬러인 ‘아메시스트 블랙’ 색상을 추가한 게 대표적이다. 자수정이란 뜻의 아메시스트(Amethyst) 컬러는 자색과 블랙의 조합으로, 국내 중형 세단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르노만의 고유 색상을 선보였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어두운 곳에서 안정적인 블랙 색상을 띄다가 빛을 받으면 반짝거리는 보랏빛의 세련된 색채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해 프리미엄 고급 세단으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고 말했다.
고가의 안마 의자에 탑재된 마사지 기능을 시트에 넣은 것도 운전자에게 높은 호응을 받는 옵션으로 꼽힌다. 그간 경쟁 모델들이 주로 공기주머니를 삽입해 압력을 주는 방식을 채택한 반면 SM6는 ‘플렉스 웨이브’방식을 적용, 시트에 직접 마사지를 위한 기구를 삽입해 모터와 연결된 와이어가 어깨와 등을 골고루 눌러준다. 파워모드, 소프트모드, 요추모드 등 3개 모드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 세기와 속도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또 실내의 세균 및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이오나이저 기능도 SM6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피부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화 수소와 음이온을 발생시켜 활성산소를 중화하고 유해물질을 제거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SM6는 차별화된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층을 적절히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국내 차 판매시장 구도에서 중형차가 준중형과 준대형 사이에 낀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도 업체가 독특한 공략법을 내놓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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