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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북방경제협력 구상은 중국 일대일로와 상호 보완성 커”

입력
2017.11.14 18: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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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차이나포럼 릴레이 인터뷰] 쉬훙차이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총경제사

“한국, 美ㆍEUㆍ中과 모두 FTA

일대일로의 중요한 파트너

상호 동참땐 더 풍성해질 것

인프라 투자ㆍ문화 교류 등

양국의 제안 뒷받침할

구체적 협력 경로 모색해야”

쉬훙차이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총경제사.
쉬훙차이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총경제사.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과 한국의 북방경제협력 구상 및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제안은 상호 보완성이 크다. 특히 한국은 미국ㆍ유럽연합(EU)ㆍ중국 모두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함으로써 고유의 역할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일대일로는 한국이 발전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 경제정책 자문 싱크탱크인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에서 연구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쉬훙차이(徐洪才ㆍ53) 부총경제사가 15일 ‘2017 차이나포럼’ 참석에 앞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한국은 세계 경제의 3대 축인 미국ㆍEUㆍ중국과의 FTA를 통해 독자적인 입지와 개방 경제의 기틀을 다진 만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서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일대일로의 확장과 성공을 위해선 한국과의 협력이 관건이라고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쉬 부총경제사는 이번 포럼에서 ‘한중 수교 25년의 성과’를 다루는 세션1에 토론자로 참여한다.

_4차 산업혁명 현실화 과정에서 한국과의 바람직한 협력모델을 제안한다면.

“현재 중국의 제조업 규모는 세계 1위이고 항공우주ㆍ고속철ㆍ원자력 등 일부 영역은 세계 선두권에 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를 필두로 중국의 정보통신(IT) 기업 다수가 세계 10위권에 포진해 있다. 지난 6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선 디지털경제를 전 세계의 주요 성장엔진으로 규정했다. 제조업과 IT기술의 융합을 핵심으로 하는 ‘중국제조 2025’, 전통산업을 육성하고 잠재력을 발굴하기 위한 ‘인터넷+’ 등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중국의 국가전략이다. 중한 양국은 제조업과 인터넷 응용분야에서 각기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어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상생ㆍ공영할 수 있다. 양국은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중한 FTA의 성과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상호 개방 폭을 더욱 넓히고 무역ㆍ투자의 편의를 증진해야 한다.”

_중국 기업들의 과다부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국제결제은행(BIS)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총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50%로 전 세계 평균 246%보다 약간 높지만 개발도상국 평균 279%보다 낮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레버리지(부채 확대) 비율을 높여왔다. 현재 미국의 공공부문은 레버리지율(국가채무/GDP)이 100%를 초과했고, 유럽연합과 일본도 각각 90%와 250% 수준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중앙ㆍ지방정부를 합쳐 60% 수준이다. 6월 말 현재 국영기업의 평균 레버리지율은 65.6%로 작년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 시장화ㆍ법치화를 원칙으로 한 디레버리지(부채 축소) 작업이 효과를 거두면서 잠재적 리스크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 부채 문제는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_시진핑 국가주석이 제19차 공산당대회에서 개혁ㆍ개방을 강조했는데, 산업현장이 국영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당의 영향력이 더 커지는 건 모순되지 않나.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공유제를 모체로 여러 종류의 소유제가 공동으로 발전하는 것을 추구한다. 전 국민의 소유인 국영기업은 국가 현대화를 추진하고 국민의 이익을 보장하는 중요한 역량이며 공산당과 국가 사업의 물적 토대이자 정치적 기반이다. 이는 국영기업 개혁 요구가 공산당 지도부의 핵심지위를 흔들 수 없음을 의미한다. 물론 국영기업이 일부 지분을 넘기고 민간자본과 외자를 유치하는 혼합소유제 개혁도 추진되고 있다. 국영기업에 대한 당의 영도력을 강화하는 것과 국영기업을 개혁하고 대외개방을 확대하는 건 모순되지 않는다.”

_한국은 아직 일대일로에 본격 참여하고 있지 않은데, 앞으로 어떤 협력이 가능할까.

“일대일로는 유라시아 대륙의 경제통합을 추구하는 데 비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한반도ㆍ러시아ㆍ중국ㆍ유럽에 이르는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한국 정부의 북방경제협력 구상도 포괄적 경제협력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양국의 전략ㆍ구상은 상호 보완성이 크고 상대국의 동참으로 훨씬 구체화하고 풍성해질 수 있다. 따라서 중한 양국은 인프라 투자 확대와 지역에너지 협력 활성화, 문화ㆍ관광 교류 촉진, 금융분야 협력 등 양대 제안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경로를 모색해야 한다.”

정리ㆍ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쉬훙차이(53)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부총경제사

중국사회과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베이징커지벤처캐피털 부총재와 광파증권 총경리 등을 지냈다. 현재는 글로벌 경제를 연구하는 민간 싱크탱크이자 전ㆍ현직 고위 관료들이 주축이 돼 국가정책을 자문하는 CCIEE에서 연구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경제 현실을 쉬운 용어로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 CCTV를 비롯한 언론매체가 가장 선호하는 학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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