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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종교인 과세, 예정대로 시행”

입력
2017.11.14 17: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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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외 30여 항목 과세”

한국교회 공동 TF측 반발에

정부 “초기엔 처벌유예 검토”

일정기간 세무조사 미실시도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에서 열린 종교인 과세 간담회에서 개신교 대표들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에서 열린 종교인 과세 간담회에서 개신교 대표들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시행이 한 달 반밖에 남지 않은 종교인 과세를 두고 일부 개신교계의 강력한 반대가 계속되고 있다. 시행을 1년 더 유예해 달라는 요구다. 정부는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강행하면서도, 개신교 측 반대를 달래기 위해 ‘처벌 유예’ 카드를 빼 들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CCMM빌딩에서 개신교 측 단체인 한국교회 공동 태스크포스(TF) 관계자들과 종교인 과세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개신교 측은 “현재 상태로는 정상적 과세가 불가능하다”며 내년 1월 시행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2015년 세법 개정에 따라 확정된 종교인 과세는 2년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 시행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TF 측은 정부가 마련한 과세안이 ‘종교인 과세’가 아니라 ‘종교에 대한 과세’라고 주장했다. 종교인에 대한 사례비와 급여 소득만 과세하라는 게 TF 측 주장이다. TF 소속 박요셉 목사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생활비와 사례비 명목으로 받는 기본 소득 외에도 건강관리비, 이사비, 접대비 등 30가지가 넘는 지급액에 과세하겠다고 한다”며 “종교인들이 과세 대상 리스트를 들고 다니며 외워야 할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TF 측은 또 종교인에 대한 세무조사가 종교 및 종교단체에 대한 세무조사로 비화하는 일이 없도록 보완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개신교 측은 이 같은 맹점이 정부의 준비 부족 탓이라며 시행을 1년 유예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종교인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고 차관은 이날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종교인 과세 시행 유예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기재부는 개신교 측의 반발을 달래기 위해 당분간 과세에 따른 처벌을 유예하는 선에서 종교계를 달래기로 했다. 고 차관은 “처음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규정을 지키지 않았더라도 처벌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 훈령으로 일정기간 세무조사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명문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기재부는 이달 중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과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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