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이 감기치료에 항생제가 도움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서울 강남구 더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제1회 항생제 내성 예방주간행사를 열고,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조사 결과, ‘항생제 복용이 감기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사람이 56.4%였다. ‘항생제 복용 기간 중 증상이 좋아지면 처방된 항생제를 임의로 중단해도 된다’고 오해를 하는 사람이 67.5%, ‘열이 날 때 의사에게 진료받지 않고 집에 보관해 둔 항생제를 임의로 먹은 적이 있다’는 사람이 18.5% 등 오남용도 상당했다.
대한의학회에 따르면 항생제는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진 물질로서 다른 미생물의 성장 등을 막는 물질이며, 바이러스로 생기는 감기 치료에 사용되는 게 아니라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처방된다.
2015년 기준 한국인의 하루 항생제 사용량은 1,000명당 24.3DDD(Defined Daily Dose, 의약품 규정 1일 사용량)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6 DDD)보다 높았다. 특히 대상을 광범위 항생제에 해당하는 퀴놀론과 세팔로스포린 항생제(전체 항생제의 35.4%)로 좁혀 보면 1,000명당 8.6DDD로 OECD 평균(3.5 DDD)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의사들도 항생제 오남용을 심각한 문제로 본다. 지난 6월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에 참석한 의사 86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항생제 내성 문제 심각성은 최고점 10점 기준 7.45점으로 조사됐다. 의사들이 항생제가 불필요해도 처방한 이유는 ‘환자 상태 악화 우려(45.9%)’도 있지만 ‘환자의 요구(36.1%)’나 ‘설명 시간 부족(5.9%)’ 등의 답도 있었다.
복지부는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통해 2020년까지 항생제 사용량을 20% 감축(2015년 대비)할 예정이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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