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했던 연습생 한서희가 결국 자승자박의 꼴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설픈 페미니즘 마케팅이 불러온 결과다.
한서희는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는 퀴어포비아(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사람)가 절대로 아닙니다"라며 "다만 트랜스젠더 분들만은 못 안고 가겠다는 겁니다. 트랜스젠더 분들을 포용 안 하는 게 모든 성소수자 분들을 혐오하는 건가요?"라는 발언을 했다.
한서희의 글에 따르면 트랜스젠더는 여성이 아니며 이를 이분할 수 없다는 것. 이에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트랜스젠더인 하리수가 직접 나서며 "주민번호 2 맞다. 또 병 때문에 혹은 암에 걸려 자궁적출 받으신 분들도 계신데 저 글에 따르면 그 분들도 다 여자가 아닌 거냐"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후 논란은 확산이 됐고, 하리수는 자궁적출 등의 단어를 쓴것에 대해 사과를 전하며 "암에 걸리거나 병으로 자궁을 적출한 얘기를 한 이유는 자궁이 없으면 여자가 아니라는 대화 내용이 있었기에 얘기를 했던 것"이라며 "절대 암환자분이나 병 때문에 자궁적출하신 분들을 비하한게 아니다"라고 정정했다.
페미니즘은 억압받고 차별받는 여성에 대한 인식의 재고를 토대로 발전한 개념이다. 진보적인 사상으로 페미니즘 안에서 다양한 상-하위 개념이 나눠진다. 하지만 기본은 차별받음에 대한 표출이며 포용이다.
한서희는 페미니즘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여성이며 페미니스트라고 자부하면서, 결국 트랜스젠더에 대해 차별적인 시선으로 본다는 것은 자신의 논리를 뒤집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하리수는 자신의 글 중 차별이 될 수 있는 발언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했다. 하지만 한서희는 여전히 자신의 경솔한 말에 대한 사과없이 "잠적하고 싶다" 등, 어리광 섞인 글을 또 스스로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나는 관종이 아니다"라며 페미니스트이기를 자부했던 한서희가, "페미니즘 마케팅"이 아니라고 했던 그는 정말 페미니스트인지, 관종이 아닌지를 스스로 되돌아봤으면 싶다. 논란을 자초할 시간에 페미니즘 개론서라도 읽는다면 적어도 "페미니즘 몇년차"라는 발언을 하지 않았을텐데.
명희숙 기자 aud6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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