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적폐청산 수사와 관련해 연일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12일 해외 출국 직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공개적으로 적폐청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데 이어 강연 차 바레인으로 출국한 이후에도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발전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강연내용을 소개하며 강연 전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전 대통령은 13일에도 바레인 도착 소식을 전했다. 올해 들어 한 달에 평균 두 차례에 머물던 게시글 수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이 전 대통령은 강연에서 “재임 시 나는 ‘경제대통령’으로 불렸다”면서 “내가 기업 경영자 출신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이제는 학술적 개념으로 자리 잡고 통용되는 ‘녹색성장’을 처음 주창했기 때문”이라고 재임시절 업적을 강조했다.
특히 강연 말미에 ‘빠른 발전 과정에서 정치적 동요가 많았는데 어떻게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었나’라는 질문을 받고 “서구식 민주주의가 도입되면서 간극이 있어서 충돌의 여지가 있었지만 그래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조화시켜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이뤄놓은 결과를 훼손시켜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와 오늘의 현실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인상 깊은 질문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는 적폐청산이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비판적 입장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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