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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가 찼던 텔스타 메시에게서 부활, 공인구와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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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가 찼던 텔스타 메시에게서 부활, 공인구와 경제

입력
2017.11.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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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러시아 월드컵에서 공인구로 사용될 텔스타 18/사진=아디다스

“소비자와 완벽하게 상호작용하는 축구공이 탄생했다”

지난 10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과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가 7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온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공인구로 쓸 ‘텔스타 18’을 공개했다. 롤란드 롬믈러 아디다스 풋볼 하드웨어 부문 국장은 스포츠 기술ㆍ산업 분야를 전문으로 다루는 스포츠테크와 인터뷰에서 “NFC(근거리무선통신) 칩을 내장한 축구공은 연동한 스마트폰을 통해 그 동안 사용된 공의 모든 이력을 한눈에 볼 수 있다”며 이같이 표현했다.

텔스타 18은 세계 축구공 역사의 새 지평을 여는 것은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는 축구공 소비문화 자체를 뒤바꿀 혁신 제품으로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텔스타 18은 공인구 최초로 쌍방향 상호작용 의사소통이 가능한 NFC칩을 내장해 공과 플레이어의 접점을 컨텐츠로 바꿔 정보(킥 속도, 위치 추적 등)를 전달한다. 앞서 11일 벌어진 러시아와 아르헨티나의 친선 경기에서 시범 투입되기도 했다. 롬믈러 국장은 “바로 이런 기술을 품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축구공과는 차별화되는 독특하고 상징적인 특징을 지녔다. 오리지널 텔스타는 축구업계의 디자인을 영원히 바꿔놓은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이번 공은 기존 텔스타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전달하는 한 단계 진화한 축구 혁신”이라고 덧붙였다.

출발은 월드컵이지만 결국 목표는 시장 공략이다. 47년 전 천연가죽으로 만들어진 원조 텔스타 이후 매번 월드컵 공인구를 제작해온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결과 아디다스는 연간 5,000만개 생산 규모로 파악되는 세계 축구공 시장에서 부동의 1위다. 2017년 스포츠기어가 선정한 브랜드 파워 1위에 올라 그 지위를 꾸준히 누려오고 있다는 평가다.

아디다스에 따르면 텔스타 18은 경기장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우수한 성능과 내구성을 발휘하도록 고안된 새로운 패널 구조에 메탈을 연상시키는 프린트를 활용한 그래픽 효과를 적용했다. 지속 가능성이라는 환경 보호에도 초점을 맞춰 재활용된 소재 및 포장재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텔스타 18은 흑백으로만 제작해 색깔을 그대로 유지했으나 디자인은 6개의 다각형 조각으로 표면을 구성하면서 완벽한 동그라미 형태를 구현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의미는 잊지 못할 추억의 덧씌우기다. 처음 공인구가 도입된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전설 펠레(77ㆍ브라질)가 찼던 공을 48년 만에 리오넬 메시(30ㆍ아르헨티나)가 이어받는 그림은 축구공 하나로 FIFA 측이 제시할 수 있는 유산의 최고 가치다. FIFA는 "클래식 모델을 새로운 패널 디자인과 최신 기술을 적용해 재창조했다"며 "텔스타 18은 1970년 월드컵의 잊지 못할 추억과 (당시 활약했던) 펠레, 게르트 뮐러(72ㆍ독일) 등 전설적인 선수들의 추억을 소환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인구의 역사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쓰인 트리콜로레를 통해 흑백에서 컬러(색깔)로 변화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피버노바는 처음으로 삼각형 무늬가 적용됐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공인구인 팀가이스트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선수들 사이에서 지나치게 가볍고 물에 젖으면 성능이 달라진다는 불평이 나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고자 질량이 너무 가벼운 자불라니를 등장시켰다가 골키퍼들에게 최악의 축구공이라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처음으로 팬이 이름을 정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브라주카는 대체로 무난한 평가를 받았고 이제 첨단 기술로 무장해 48년 만에 부활하는 텔스타 18이 새 시대를 열게 된다. 텔스타18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기량에 맞추기 위해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완성됐다.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멕시코 등 국가대표팀은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등의 최고 클럽 팀도 공인구 테스트 과정에 함께 했다. 시연회에 참석한 메시는 “디자인과 색이 마음에 든다”면서 “하루빨리 그라운드에서 차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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